기획 >> ‘서울 어디까지 가 봤니?’ 구석구석 골목 명소 워킹 투어
기획 >> ‘서울 어디까지 가 봤니?’ 구석구석 골목 명소 워킹 투어
  • 이선애기자
  • 승인 2014.01.29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동길·삼청동길·가회동길·영등포 벽화마을·백사마을·해방촌 등

매서운 찬바람이 가득한 한겨울의 절정을 달리고 있는 요즘, 추운 날씨를 핑계 삼아 실내에만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서울에서 아직 가보지 않았거나 가봤어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거리가 너무나도 많다. 한가로운 휴일 오후 편리한 내비게이션 대신 지도를 펴고 탐방하듯 다녀올만한 서울 곳곳의 명소거리들을 모아봤다.

 

■ ‘고풍스러운 낭만적 정취’ 정동길

근대 개화기, 구 러시아 대사관, 산책로, 정동극장, 덕수궁. 모두 정동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상징들이다.

산책로로 명성이 자자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경향신문까지 이어지는 정동길은 서울의 어느 곳보다도 옛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정취로 가득하다.

구한말 조선을 두고 서구 열강과 일본의 이권다툼이 극심한 시절 고종은 궁을 버리고 왕세자와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겨 1년여간 머무른다. 그 역사에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 구 러시아공사관이다. 건물은 전쟁중 소실됐으나 아직도 탑신은 그대로 남아 당시 급박하게 돌아갔던 근대사를 느끼게 해준다. 정동공원 위로 흰 계단을 조금 오르면 그 모습을 나타내는 3층의 높은 흰 탑신 주변에는 벤치와 공간이 조성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쉴 수 있다.

이어 고종이 일제에 의해 양위당한 후 지냈던 덕수궁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됐으며 고종이 험난했던 재위기간을 뒤로한 채 승하한 함녕전도 자리잡고 있는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궁궐이다.

이 외에도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었던 석조전 내 분수대와 왕궁수문장 교대식까지 구경하다보면 하루해가 훌쩍 지나간다.

1995년 개관해 벌써 20여년의 시간을 간직한 정동극장에서는 현재 전통 공연 ‘미소’가 상설공연으로 열리는 중이다. 이 정동극장을 끼고 돌아서면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정동제일교회가 있다.

민족의식 고취와 개화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으며 독립운동때 쓰일 태극기와 독립선언문도 이곳 예배당 지하실에서 만들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함께 보는 정동교회는 그 소박하고 단아한 멋이 더욱 운치있게 느껴진다.

 

■ ‘문화와 예술의 향기 가득’ 삼청동길

종로구 경복궁 앞 동십자각에서 삼청터널까지 1.5km에 이르는 이 길 일대에는 미술관, 박물관, 고궁, 레스토랑, 쇼핑상점, 갤러리 등 그야말로 독특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은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가득하다.

안국역 1번출구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10여분 가면 나타나는 삼청동의 동명은 원래 도교의 3위를 모신 ‘삼청전’에서 유래된 것으로 산이 맑고 물이 맑고 그래서 사람의 인심도 맑다는 뜻의 삼청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과거엔 가난한 예술가들이 몰려 살았던 조용한 곳이었으나 지금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은 외국 관광객까지 북적이는 서울의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삼청동 칼국수집이나 외국 관광객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삼청동 호떡 등 이곳을 대표하는 명물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 특별한 공간에는 직접 내 발로 다녀봐야 나만이 그 진가를 찾을 수 있는 흙속의 진주와 같은 곳들이 숨어있다. 무료한 휴일 낮, 또는 저녁,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이 길을 걸어보며 나만의 특별한 공간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움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삼청동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건축의 미, 전통한옥’ 북촌 가회동길

북촌 가회동에는 흔한 슬레이트지붕이 아닌 우리 전통 한옥의 멋인 서까래 기와를 얹은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조금 높은 곳에 올라서 바라보면 골목의 빈틈이 안보일 정도로 기와지붕들이 전경을 가득 메울 정도이다. 멀리 내다보면 펼쳐진 서울 빌딩숲과의 조화가 더욱 이채롭다.

북촌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골목길 중 하나인 가회동 31번지는 북촌의 가장 대표적인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전통한옥들이 골목길 양쪽 가득한 전경으로 드라마나 각종 촬영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기쁘고 즐거운 모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터가 잡히고 가옥들이 들어선 옛 시절부터 지금까지 동네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그리운 정취를 선사하고 있다.

안국역 2번출구에서 나와 돈미약국이 있는 골목으로 향해 방향을 잡으면 세 개의 골목길인 31번지 가회동길이 나타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풍경에 발길 닿는 대로 걷다보면 구한말, 개화기 시절 지어진 이준구 가옥, 김형태 가옥, 백인제 가옥 등 서울시 문화재로도 지정된 고색창연한 명사들의 가옥들이 눈에 띈다. 개화기 시절에 지어진 한옥들이 많아 동서양 건축양식이 절충돼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가회로6길에 들어서면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경사 위치로 왼쪽의 낮은 처마와 오른쪽의 집들이 높은 축대 위에 자리잡고 있다.

가회동 곳곳에는 전통문화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동네답게 북촌미술관, 명인박물관, 원앤제이갤러리 등 소규모 박물관도 위치해 있으니 골목을 따라 걷는 것에 지치면 잠시 머물러 관람하는 것도 가회동을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삼청동보다는 찾는 이가 적은 만큼 오히려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마음껏 느끼며 사색에 잠겨볼 수 있다.

 

■ 영등포 쪽방촌 벽화마을 거리

영등포역 6번출구로 나와 100m여정도 직진하다 보면 영등포 쪽방촌이 시작된다. 젊은 미술인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거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야심찬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이 벽화거리는 영등포 쪽방촌의 과거와 현재, 삶과 희망, 쪽방촌 공동체의 미래발전상 등을 주제로 길과 길이 통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골목을 지향하고 있다.

그간에 어둡게만 느껴졌던 쪽방촌 골목을 새롭게 바꿔 거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가면 그저 어둡고 뿌연 회색 콘크리트 벽면이었을 담장이 희망을 담는 조각보, 하늘을 나는 물고기, 별이 빛나는 밤의 기차라는 제목의 번뜩이는 상상력으로 그린 그림들과 글귀 등으로 완전히 채워져 쪽방촌 주민들 뿐 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온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삶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무료진료소, 쪽방촌 상담소, 요셉병원도 약방의 감초처럼 그려져 있다.

 

■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아직도 겨울철 난방수단으로 연탄을 사용하는 마을이 있다. 중계동 불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사마을이다. 중계본동 산 104번지라는 주소에 유래돼서 백사마을이다. 높은 지대에 세워진 동네에서도 가장 높은 곳을 올라 마을 전경을 바라보면 다닥다닥 옹기종기 붙여지은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달동네 중 하나다.

1960년대 도시 재정비사업으로 동대문, 용산 쪽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살던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면서 형성된 이 마을은 아직도 좁게 꾸불꾸불 이어진 골목길에 연탄을 지게에 지고 나르는 풍경, 여러 세대가 나눠 쓰는 공동 우물에 이르기까지 요즘과는 전혀 딴판으로 60~70년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며 살고 있는 듯하다. 다만 골목 어귀에서 시작되는 담장에는 소박한 솜씨로 그려진 원색의 벽화만이 현재임을 알려준다.

이제 곧 이 지역에도 재개발이 시작된다. 옛날 서민들의 주거지였던 이곳의 지형과 골목을 최대한 보존하고 신축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는 하나 원래 마을의 풍경이 달라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러기 전 한번 백사마을을 방문해 우리 곁에 점점 시대에 밀려 사라져가는 것을 생각하는 동시에 이곳에서 삶을 꾸려갔던 우리네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하루 일정이 될 것 같다.

 

■ ‘아련한 향수와 이국적 풍경’ 해방촌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의 배경으로도 나온 곳으로 용산구 용산2가동의 대부분과 용산2가동의 일부가 포함된 지역으로 남산 밑에 형성된 마을이다. 6호선 녹사평역 2번출구에서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후암동 종점에 내리면 해방촌이 시작된다.

한국전쟁 후 남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산비탈에 판잣집, 함석집을 지어 모여 살며 만들어진 동네로 88올림픽 때 재개발 등으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변동을 겪다 한남동이나 이태원의 높은 물가에 밀려들어온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살게 되면서 요즘에는 이태원을 연상시키는 영어 간판의 펍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마을이 채워지고 있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상당수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해방촌의 앞 글자를 딴 ‘HBC’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처음 피난민들로 시작했던 마을의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시간의 흔적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 흘러가버린 지난 세월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이에게는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명물이 108계단코스와 골목길 벽화관람, 남산 소월길에서 해방촌 오거리로 이어지는 산책 코스다. 그 중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위해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는 108계단은 올라서면 서울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많이 이용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거리 명소다.

이밖에도 본토식 브런치와 수제 햄버거도 맛볼 수 있는 식당들도 줄지어 있어 미국식 음식문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맛집 탐방 코스로도 제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8길 22-4, 10층 1001호(명동2가, 대한빌딩)
  • 대표전화 : 02-773-4114
  • 팩스 : 02-774-962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봉주
  • 명칭 : 서울중구신문명동뉴스
  • 제호 : 중구신문
  • 등록번호 : 다 02713
  • 등록일 : 1993-02-25
  • 발행일 : 1993-02-25
  • 발행인 : 변봉주
  • 편집인 : 변봉주
  • 인터넷신문 명칭 : 중구신문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52247
  • 등록일 : 2019-04-03
  • 발행인 : 변봉주
  • 편집인 : 변봉주
  • 중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중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7734114@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