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7월16일자> 광역의원 조례발의 0건에도 재선? … 씁쓸한 자화상
<2014년7월16일자> 광역의원 조례발의 0건에도 재선? … 씁쓸한 자화상
  • 유인숙기자
  • 승인 2014.07.16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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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한 지방의회만큼은 ‘일하는’ 모습 보여줘야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광역·기초의원들이 7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한 시민단체가 내놓은 광역의원 의정활동 조사 내용을 보면 지방의회에 대한 실망감을 금할 수 없게 된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17개 시·도의 광역의원 315명 가운데 46명(15%)이 지난 회기 4년 동안 대표발의한 조례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2명(26%)은 시·도정 질의도 아예 안 했다고 한다.

당선 이후 배지만 달면 그만이라는 일부 민망한 지방의회의 자화상이 아닐까 한다.

또 215명(70%)은 4년간 3건 미만을 대표발의, 한해에 평균 한 건도 발의하지 않았지만 주민의 선택을 받았다.

공동발의한 현황을 보면 71명은 10건 미만, 53명은 11~20건, 45명은 31~30건, 33명은 31~40건, 11명은 41건 이상을 발의했다. 대표발의는 의원 본인이 주도적으로 법안을 마련한 후 다른 의원들의 서명날인을 받는 방식이다. 공동발의는 대표발의 의안에 서명날인을 하는 형식으로 발의에 특별히 기여한 바가 없어도 이름을 올려 일부 의원은 의정활동 실적으로 내세우는 실정이다.

또 지난 임기때 지방의회의 정례회나 임시회에서 지역 정책이나 사업 등과 관련된 의정 질의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의원이 82명(26%)이나 됐다. 질의 건수가 1~5건이었던 의원은 128명, 6~10건은 50명, 11~15건은 19명, 16건 이상은 36명이다.

물론 대표발의 조례가 적다고, 집행부에 질의를 덜했다고 의정활동을 소홀히 한 것으로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조례 발의나 질의는 전반적인 의정활동을 가늠하는 지표이고 의원도 이를 적극 홍보한다.

그런데 4년간 조례 대표발의가 한 건도 없고, 질의를 하지 않았는데도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정당공천을 받는데 있어 성실한 입법·정책활동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증거다. 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당이나 당협위원장의 신임을 얻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 현실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4년 임기 내내 대표발의 조례 한 건도 없는 지방의원을 다시 뽑아준 유권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더군다나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돼 공감대를 얻고 있는 때가 아닌가.

우리는 지방의회의 전문화와 도덕성을 매번 강조해 왔다.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어언 24년째이지만 아직도 활동이 미미한 의원은 수두룩한 실정이다. 그러면서 외유성 해외연수는 꼬박꼬박 챙기고, 때가 되면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를 봐왔다. 최근 강서구 지역의 모 서울시의원이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한다.

제7대 중구의회가 9일 개원했다. 김영선 의장은 “의회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모색할 것”이라며 “민주의정, 책임의정을 구현하고 견제와 감시역할을 다하는 한편 주민 여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강력한 대의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구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의회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일하는 의회, 의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청렴한 의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시작한 제7대 중구의회가 이번 시민단체의 발표내용을 참고삼아 세비를 받는 공복으로서 의원 본연의 성실한 입법·정책활동을 펼치기 기대해 본다.

또 유권자들도 한 번 뽑았으면 그만이라는 생각보다는 지역의 대표일꾼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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