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10월29일자> 성수대교 붕괴사고 20년, 아직도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
<2014년10월29일자> 성수대교 붕괴사고 20년, 아직도 만연해 있는 ‘안전불감증’
  • 편집부
  • 승인 2014.10.29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적으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대대적으로 열렸다. 이번 훈련은 특히나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안전불감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광장 야외공연장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가 무너지며 그 위에 있던 관람객 25명이 10여m 아래의 지하주차장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10여명도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야외공연장에는 입주기업 임직원 및 주민들을 위한 ‘제1회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가 열려 걸그룹 포미닛이 공연 중이었다.

공연장에는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그중 30여명이 해당 환풍구 위에 올라가 있다가 25명 정도가 추락했다. 지하주차장 깊이는 아파트 4층 높이인 10여m 정도로 알려졌다.

이번 판교 야외공연장 환풍구 추락 참사는 야외공연장에 대한 안전규정 미비, 환풍구 설치 기준 부재, 안이한 안전관리, 관람객의 안전불감증 등이 한꺼번에 겹쳐 발생한 인재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한 가지만이라도 지켜졌다면 또 다시 큰 사상자를 낸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6개월이 지났는데도 안전에 관해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하는 사고여서 국민적 충격이 더 크다.

이 뿐 아니라 지난 5월 8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당한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대학생 등 10명이 사망하고 204명이 다친 지난 2월의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등 연이은 참사로 국민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 북단에 마련된 ‘성수대교 붕괴사고’ 희생자 위령탑에서 사고 20주기 위령제가 진행됐다.

이날 10여명의 희생자 가족들과 지인들은 위령탑 앞에 나와 묵념을 하고 향을 피운 뒤 흰색 국화를 내려놓았다. 이어 사고로 희생된 32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넋을 기렸다.

위령제에 참석한 이들은 추도사에서 “우리는 지난 20년을 형제자매, 아버지, 어머니를 가슴에 묻으며 한없는 고통과 눈물로 보냈다”며 “유가족의 단 한 가지 소망은 다시는 이 땅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사고, 최근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온 국민이 안전요원이라는 생각으로 안전불감증의 굴레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지난 21일 판교 환풍구 사고를 계기로 다시 고조되고 있는 안전에 대한 여론을 감안해 국회 내에 국민안전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또 각 지자체에서도 생활 주변 안전사고 발생 위험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하는 등 분주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고는 무엇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참사가 터진 뒤 뒤늦게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잘잘못을 따져 책임자를 처벌한다고 아까운 생명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한다는 의식을 갖고 내 주변부터 살펴 모두가 안전파수꾼이 돼야 하겠다. 또 다중시설을 설계ㆍ시공하고 관리하는 담당자는 물론이고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들도 안전 의식과 그 실천에 철두철미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국민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성찰해야 한다.

누구를 막론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야 말로 이번 기회에 뿌리 뽑을 사회악이자 각종 참사의 원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8길 22-4, 10층 1001호(명동2가, 대한빌딩)
  • 대표전화 : 02-773-4114
  • 팩스 : 02-774-962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봉주
  • 명칭 : 서울중구신문명동뉴스
  • 제호 : 중구신문
  • 등록번호 : 다 02713
  • 등록일 : 1993-02-25
  • 발행일 : 1993-02-25
  • 발행인 : 변봉주
  • 편집인 : 변봉주
  • 인터넷신문 명칭 : 중구신문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52247
  • 등록일 : 2019-04-03
  • 발행인 : 변봉주
  • 편집인 : 변봉주
  • 중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중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7734114@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