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동 ‘날개없는 천사’ 김용선 씨
회현동 ‘날개없는 천사’ 김용선 씨
  • 김은하기자
  • 승인 2005.04.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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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음이 가장 큰 행복”
김용선 씨가 좋은나라 운동본부에서 받은 천사 금메달을 목에 걸고 밝게 웃고 있다. 남대문 시장에서 노점을 운영하며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남몰래 봉사하고 있는 김용선 씨는 요즘 주위 사람들의 격려인사 덕분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얼마전 방영된 KBS TV ‘좋은 나라 운동본부, 천사를 찾아라’ 코너를 통해 김 씨의 선행이 공개되면서 심지어 자녀들에게도 숨겨왔던 일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하루에도 몇 십통씩 걸려오는 전화에 처음에는 얼떨떨했지만 이렇게 많은 격려를 받을 정도로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가족과 이웃들에게 쑥스럽다”며 “큰 병을 앓고 있는데 병원비가 부족해 수술을 못하고 있는 이웃이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도움을 줬을 것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 씨가 방송으로까지 알려지게 된 사연은 몇 해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씨가 운영하는 노점상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상인이 암에 걸려 그동안 모은 돈을 병원비로 다 쓰고 빚까지 졌지만 수술비가 없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김 씨는 자신이 모아둔 예금의 일부를 지원했고, 안타깝게 그 환자가 세상을 떠난 1년 전부터 남은 가족들의 생활비로 매달 100만원씩을 입금해주고 있다.

“빚더미에 앉은 이웃들이 안타까워 한달 수입의 절반을 나눠 갖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내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100만원보다 더 많은 보람과 즐거움이 돌아온다는 것을 느껴서인지 요즘은 오히려 자랑스러워 한다”며 미소짓는 김 씨는 “12살 때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해 어렵게 생활을 꾸려 왔기에 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자식들에게 가난은 물려주고 싶지 않지만 더불어 사는 보람의 참맛은 꼭 물려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김 씨의 자녀들도 아버지의 선행에 감동받아 학교 내에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대견스러운 마음이라고 한다.

남대문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과 함께 성금을 모금해 좀더 많은 이웃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는 김 씨는 “남대문시장 상인들 또한 대부분 생활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남 모르게 봉사를 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얼마전부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찾아오곤 한다”며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땀흘려 모은 정성을 선뜻 내놓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이웃들이 아직 우리 주위에는 많은 것 같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보람이야말로 각박한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회현동 주민자치위원회 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궂은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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