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접어드는 쪽방촌 주민 꽃가게 ‘꽃피우다’
4년차 접어드는 쪽방촌 주민 꽃가게 ‘꽃피우다’
  • 편집부
  • 승인 2017.07.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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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새로운 공동작업장 모델로 주목…플로리스트 지도 하에 직업교육과 영업 동시에

꽃가게 ‘꽃피우다’에 근무중인 주민들이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중구(구청장 최창식)가 쪽방촌 주민들의 자활과 마음치유를 돕기 위해 마련한 공동체일터 ‘꽃피우다’가 4년차로 접어들면서 희망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플라워 숍인 ‘꽃피우다’는 현재 중림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전문 플로리스트 1명과 쪽방촌 주민 3명이 하루 6시간씩 주5일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직업교육과 영업이 밀착돼 있다는 것. 평소에는 교육생으로 플로리스트에게 꽃과 화분에 대한 기초지식부터 관리방법, 상품제작, 포장, 배달, 고객관리 및 서비스 등 다양한 기술을 습득한다. 안목을 기르기 위해 꽃시장도 자주 들른다.

하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꽃가게 점원으로 변모해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상품을 만들고 배달에 나선다. 이렇게 교육으로 배운 것을 실제 영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체득이 빠르고 참여자들의 보람도 훨씬 크다.

그러나보니 공공시설 청소, 거리 환경미화 등 단순작업에 머물러 있던 기존 공공일자리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공동작업장 모델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문을 연지 4년이 지났지만 타 지자체의 문의와 벤치마킹이 끊이지 않는다.

꽃피우다는 개점 초기 꽃바구니나 꽃다발처럼 꽃만 다루었으나 점차 드라이플라워, 꽃카드, 비누꽃, 다육 등으로 상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말린 자투리 꽃을 활용한 프리저브드 플라워 장식과 이끼를 응용한 스칸디나비아모스 상품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고객층 역시 인근 중림동 주민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면서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도 지속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이클레이 세계기후총회에서 센터피스 연출을 맡아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시민청 다누리에도 입점한 상태다.

올해는 양천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만든 장애인 일자리카페인 ‘희망카페’와 협약을 맺고 카페 2호점과 3호점에 잇달아 입점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9월 ‘김영란법’ 시행으로 꽃가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월 2백만 원 이상 매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한번 상품을 주문해 본 고객들이 잊지 않고 이곳을 찾는 것도 매출에 쏠쏠한 몫을 한다.

꽃피우다 운영 예산은 중구, 서울시, 행정자치부에서 공동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진행은 중구와 쪽방주민 지원 및 봉사 연계기관인 남대문지역상담센터에서 맡고 있다. 현재 근무 중인 3명의 저소득 주민은 센터의 선발을 거쳐 참여했다.

꽃피우다는 연중무휴다. 이 같은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은 대부분 사업기간이 매년 3월에 착수돼 10월에 마무리되는 방식이나 특별히 꽃피우다는 중구에서 12월까지 진행되도록 운용하고 있다. 나머지 1~2월은 가게 자체 매출을 활용해 이어가고 있다. 참여자들의 애정과 열의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꽃피우다에서 교육과 운영을 맡고 있는 플로리스트 김정미 씨는 “이분들이 매일 꽃을 돌보고 다루다보니 정서적으로 안정되면서 삶의 의욕도 높아지는 것 같다”면서 “생각보다 고된 일임에도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중구는 이들이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등에 취업하거나 공동으로 창업할 수 있는 활로를 모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공동작업장은 직업기술과 경험도 쌓고 매출도 올릴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게 관건”이라며 “더 많은 저소득 주민들이 자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이러한 공동작업장을 곳곳에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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