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구청장 서양호)가 건축물대장·등기부 상에 남아 있는 일본인 명의 건물을 연내 완전 청산한다.
등기는 일제가 한반도 토지를 수탈하기 위해 1912년 들인 제도다. 아직도 부동산 공적장부에 일본인 이름이 수두룩한 것은 해방 이후 기존 등기를 정리하지 않아서다. 중구는 사대문 안에 있어 이런 경우가 더 많다.
구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국민의 재산권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이달부터 관내 일본인 명의 건축물대장 및 등기 정비 사업을 전개한다.
대상은 건축물대장에 올라 있는 관내 건물 11만3,000여동 중 소유자가 일본인으로 잡히는 건물 485동(광복 이후)이다. 구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이 사업을 벌여 실체 없이 건축물대장·등기부에만 살아 있는 관내 일본인 명의 건물 636건(광복 이전)을 색출하고 곧바로 청산 절차에 들어갔었다.
구는 이달 건물 등기 및 재산세 과세 여부 확인, 항공사진 판독 등 사전 검토를 거친 후 4~5월에 일본인 명의 건물 485동을 놓고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조사는 이들 건축물의 실재 유무를 일일이 가려내는 과정인데 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어 6월부터는 현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건축물대장·등기 정비에 돌입한다. 우선 건물이 없는 경우 직권으로 건축물대장을 말소하고 법원에 등기말소를 의뢰한다.
등기부에만 올라있는 건물은 소유자로 하여금 법원에 등기말소 신청을 하도록 안내한다. 구는 관할 등기소와 협의해 말소 신청을 한 소유자에게는 무료 등기촉탁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 발견한 일본인 명의 ‘유령 건물’ 636건에 대한 등기말소 작업도 지속한다. 현재까지 440건이 정리됐고 나머지 196건도 소유자를 통해 연내 전량 등기말소 되도록 할 계획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 있는 때인 만큼 사업에 더욱 집중해 일제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행정 정보의 신뢰성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