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의 시] 쌀쌀한 날씨로 쌀을 씻는다
[초대의 시] 쌀쌀한 날씨로 쌀을 씻는다
  • 인터넷편집부
  • 승인 2019.09.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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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시영


쌀쌀한 날씨로 쌀을 씻는다
하루를 밥하기 위해

시간을 줄넘기 하는 놀이의 살기
혼자 먹는 밥처럼
혼자 하는 말

순간을 접는 천 마리의 학이 되는가
모든 목숨은 싸게 팔린다
시간을 말아 쥔 허무의 힘
시간이 상인이다
시간이여 시시각각의 간이역이여
쪼개도 쪼개도 하나 되는 시간의 혈통
침을 밷어라 시간을 바꿀 수 없는
헛손질의 지금에

시간의 지평선 자유로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시간의 뼈를 부수라 부수고 만드는 차라리의
깃발이여

기쁨말랭이라도 먹고 침묵을 설거지하라
노래를 바람의 휘파람을 불어라
시간이여 낙엽에 부는 휘파람이여

살캉거리는 삶을 삶아 먹고
알도 없는 알 낳기의 빈 것

단 맛 쓴 맛 하는 하루를 기억으로 환산하는가
발가벗은 갈망이여 발그레한 부끄러움이여
쏠뱅이의 쏠쏠거리는 말을 씹는가
씹을 것 없는 빈 입처럼 쉬고 또 쉬는가

어둠으로 꾸민
별도
달도
배고픈가 보다
손잡이 없는 숟가락
달이 구름을 퍼먹고 있다.

 

 

 

동시영시인
동시영시인

동시영 시인 (연보)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 졸업(문학 박사)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  인문학부 수학
한국관광대학교 교수
중국, 길림 재경대학교 교수역임   

2003년 계간 다층으로 등단
2004년 설송 문학상 시 부문 본상 수상
2005년 한국 문화 예술 위원회 창작 지원금 받음
2010년 박화목 문학상 시 부문 본상 수상
2011년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수상
2018년 한국 불교문학상 대상 수상
2019년 제 32회 동국문학상 시 부문 수상

시집: 미래 사냥, (시학 2005)
낯선 신을 찿아서, (시학 2007)
신이 걸어 주는 전화, (시학2009)
십일월의 눈동자 (시학 2013)
시간의 카니발 (책 만드는 집 2016)
너였는가 나였는가 그리움인가 (시학 2017)
비밀의 향기 (시학 2019)

저서: 노천명 시와 기호학, (집문당2005)
한국 문학과 기호학,(집문당2007)
현대 시의 기호학,(한국학술정보주식회사 2008)
여행에서 문화를 만나다, (한국학술정보주식회사(2011)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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