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김일구의 적벽가 박봉술제’ 공연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김일구의 적벽가 박봉술제’ 공연
  • 인터넷편집부
  • 승인 2019.11.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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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국립극장 하늘서… 전쟁 장면 전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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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완창판소리 김일구의 적벽가공연이 오는 23일 하늘극장에서 선보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전수교육조교이자 70여 년간 예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김일구 명창이 박봉술제 적벽가를 완창한다.

1940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김일구 명창은 판소리가 취미였던 아버지를 따라 8세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를 시작했다.

그는 공대일 명창에게서 흥부가를 배우며 기량을 쌓던 중, 변성기에 접어들어 성대에 무리가 생기자 기악 연주로 눈을 돌려 장월중선에게 아쟁산조를, 원옥화에게는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를 배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소리에 대한 열망이 누그러들지 않자 결국, 박봉술 명창을 찾아 적벽가를 배우며 피나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김일구 명창은 소리뿐만 아니라 아쟁과 가야금 연주에도 능한 국악계 팔방미인으로 꼽힌다. 1979년 전주대사습놀이 기악부 장원에 이어 1983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받았고, 뛰어난 소리 기량을 인정받아 1992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되었다.

전수교육조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도에서 보유자의 전승 활동을 돕는 역할이다. 1987년 국립극장에서 박봉술제 적벽가를 완창한 이후 국내외에서 다수의 완창 무대를 열며 박봉술제 적벽가를 알리고 있다.

적벽가는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연의가운데 적벽강 싸움에 근간을 두고 있다. 고음 영역이 많고 풍부한 성량이 필요해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 가창의 난도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유비·관우·장비·조조 등 영웅들의 호방한 소리를 통성(배 속에서 바로 위로 뽑아내는 목소리)으로 불러야 해 웬만한 공력을 갖추지 않고는 부르기 힘든 작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동편 계열에 속하는 명창들이 적벽가를 즐겨 불렀는데, 이번에 김일구 명창이 부를 박봉술제 적벽가역시 또렷하고 굵은 저음이 특징인 동편제 소리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김일구 명창은 성음이 분명하고 상·하청에 두루 능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적절한 발림(창자가 신체를 활용한 몸짓·표정, 부채로 극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동작)으로 판을 끌어가는 솜씨 또한 상당한 경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적벽가에는 수많은 감정의 변화가 드러난다. 김일구 명창은 조자룡 활 쏘는 데’ ‘적벽대전과 같이 박진감 넘치는 대목부터 새타령’ ‘군사설움타령등 처연한 아름다움을 지닌 대목까지 폭넓은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해낸다.

특히, ‘적벽가의 전쟁 장면 등에서 장황한 내용을 빠른 호흡으로 몰아칠 경우 가사 전달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김일구 명창은 힘차면서도 명확한 발음으로 마치 눈앞에서 전쟁이 벌어지듯 생생하게 전한다. 목에 굵은 핏줄이 드러날 정도로 소리 한 대목, 한 대목을 열성적으로 부르는 80세 대명창의 공력을 느낄 수 있는 귀한 무대가 될 것이다. 고수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 남도 음악에 능한 이태백이 나서고, 해설·사회는 유영대 고려대학교 교수가 맡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판소리 한 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초·최장수·최고의 완창 무대다.

박동진 명창의 유지로 1984년 시작된 이래, 성창순·박송희·성우향·남해성·송순섭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만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소리꾼들의 꿈의 무대다. 전통에 대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득음을 위한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최고의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귀명창과 만나고 있다.

공연티켓은 전석 2만원이며, 예매·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로 가능하다.

유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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