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대표 “모든 직원, ‘사장님’처럼 책임감 갖고 일해”

중구에 소재한 판촉·인쇄물 제작·유통 기업인 (주)두루행복한세상은 청각장애를 가진 이시우 대표를 포함해 다수의 직원이 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으로 구성된 사회적기업이다.
이 대표는 “판촉·인쇄물 제작에 청각장애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생산시설 등에서 약간의 편의장치만 마련해준다면 장애인·고령자도 생산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두루행복한세상은 인쇄제조사업의 설비보강 및 디자인 특화를 통한 성장, 300여개 기관에 납품 중인 공공기관 매출기반 확대, 설비투자 및 자가 공장 설치(사옥)로 성장기반 확보 등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카달로그, 리플렛, 포스터, 책자, 스티커, 봉투, 명함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해온 두루행복한세상은 그동안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착한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아울러 쇼핑몰( www.modunet.kr) 운영 및 전문영업부 특화 등을 운영해오면서 점차 그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은 ▲지역에 소재한 노인요양기관에 대표 및 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 ▲취약계층을 위한 김장담그기 봉사 및 후원물품 전달 ▲화상환자들을 지원하는 ‘한림화상재단’에 후원금 모금을 위한 몸짱 달력 기부 ▲2018년 서울시사회적경제 우수기업 선정 ▲중증장애인직업재활시설 설치와 운영을 위한 후원 ▲(사)주거복지연대와 협업을 통한 장애인 주거지원사업 및 그룹-홈 지원 등의 사회활동 사업도 꾸준히 펼쳐 사회적기업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왔다.
두루행복한세상은 사회적기업으로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별도 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전문성과 기술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두루행복한세상의 성장세에는 정부 지원도 한몫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정부에 등록된 사회적기업 1653곳의 매출은 2조5963억원으로 전년보다 31.9% 증가했다.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기조에 맞춰 정책자금을 늘리고 융자기준을 하향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면서 사회적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다.
두루행복한세상은 분업 대신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든 사원이 영업·계약·생산·납품을 구성된 팀 내에서 책임지고 회사 내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애인 직원들이 업무 전반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회사 운영 방식은 두루행복한세상 이시우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2013년 이직 후 비슷한 분야의 디자인·인쇄 사회적기업에 입사했다.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기업에서 일하는 게 일반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회사는 장애인들의 절박한 현실을 이용해 임금체불을 일삼았으며, 창업을 하려해도 업무 전반을 이해하는 직원이 거의 없어 단순업무가 발목을 잡았다.
이 대표는 “디자인을 하던 친구는 디자인만 알고, 인쇄를 하던 친구는 인쇄만 할 줄 알았기 때문”이라며 “영업·계약·디자인·인쇄·납품으로 이어지는 업무에서 내 분야가 아니면 아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5년 디자인·인쇄와 문구 유통기업 두루행복한세상을 창업하면서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고용된 직원들이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분업제가 아닌 팀 프로젝트제 근무를 시작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장애인 직업학교는 한 분야 기술만 가르칠 뿐 업무 전반을 알려주지 않는다”며 “팀 프로젝트제 근무는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를 이해해야만 일을 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팀 프로젝트제 근무는 생산성 향상이란 열매도 맺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모두가 자신이 맡은 계약에서만큼은 ‘사장님’처럼 책임감을 갖고 일해 준 덕분”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자립하는 직원이 생기면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두루행복한세상은 지난해부터 회사 밖 장애인들에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애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추진한 것이 바로 그 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제2, 제3의 이시우가 나올 수 있도록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유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