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공의료의 재발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기고] 공공의료의 재발견,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 인터넷편집부
  • 승인 2020.05.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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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호 구청장

乙支路(을지로)에 있는 메디칼쎈터七十五(75)%의 환자를 無料入院(무료입원)시켜 治療(치료)한다는데자세한 절차를 알으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9581028일 한 일간지에 독자가 보낸 편지가 게재된다. 그리고 몇주 뒤 서울 중구 을지로에 동양 최고 시설과 장비를 갖춘 병원이 문을 연다. 당대 최신 의료기술로 전체 환자의 75% 이상을 무료로 진료하며 공공의료의 기틀을 마련했던 국립중앙의료원 이야기다.

 

동양 최고 시설모습은 어디에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동양 최고시설과는 거리가 멀다. 17년간 표류해온 신축이전 문제가 시설개선 투자를 막았기 때문이다. 의료원을 찾으면 머리에 닿을 정도로 낡은 배관, 복도의 1/3 이상을 막아선 임시시설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국립의료원은 도심 유일의 공공 종합병원이자 중앙 감염병전문병원으로서 맡겨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방산동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의료원 이전을 제안, 멈췄던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부설 중앙 감염병전문병원 설립도 함께 논의되니 참 반가운 소식이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는 일련의 경험에서 보았듯 신종 감염병의 위험은 우리 곁에 상존한다. 국립의료원은 낡은 시설 속에서 임시 TF팀을 꾸려 감염병전문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경을 넘나드는 활발한 교류에 높아진 감염병 대응 요구를 소화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신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으로 관련 설비를 충분히 갖춘 상시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제안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그 위치 때문이다. 초기 대응이 핵심인 감염병 특성상 중앙병원은 유동인구가 집중된 도심에서부터 신속히 상황을 파악, 대응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 공병단 부지는 감염병전문병원이 그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의료취약계층에게도 신규 이전은 기쁜 소식이다. 2019년 한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진료한 취약계층수는 24만명으로 전체 환자의 55%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강북권에 공공 종합병원을 존치시키면 저비용 고품질 의료서비스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다.

여기에 도심 의료공백 해소를 도울 수 있다. 서울 중심부는 의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주요 의료기관 다수가 외곽부에 있다. 2014년 국립중앙의료원 외곽 이전이 논의될 때 중구 종로구 등 인접 5개 구가 문제를 제기한 것도 지역주민이 치료받을 수 있는 종합의료기관 소멸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60여 년 전 을지로에 설립된 메디컬센터는 고유한 역사를 갖고 의료 취약계층과 국민 생명을 지키는 데 헌신해왔다. 신축 이전 제안은 수년간 계획과 무산을 반복하던 시설 현대화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감염병 대응 기틀을 공고히 다지는 혜안이 될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

중구 주민들은 60년 전 국립의료원 개원 소식에 기뻐하던 마음처럼 서울시의 제안이 공공의료의 기능과 가치를 살리는 데 기여할 것을 굳게 믿고 지지한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국립의료원 신축 이전과 중앙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되었다. 중구는 서로 돕는 위기극복 유전자를 가진 자랑스런 13만 주민과 함께 물심양면으로 협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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