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노인복지관 궁중 조각보 교실에서는 크기와 모양, 색상이 가지각색인 수많은 자투리 천을 꼼꼼한 바느질로 이어 붙여 궁중 조각보를 만들어낸다.
2시간씩 이루어지는 궁중 조각보교실은 목요일 오후 12시 40분부터 2시까지 이뤄진다.
궁중 조각보 교실 이월희 강사는 “궁중 조각보는 임금님 수랏상에 덮어서 나갔던 것으로 일반 서민층에서는 쓰고 남은 자투리 천을 모아 꼼꼼히 바느질해 조상들의 살뜰한 지혜와 소박하고 멋들어진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물건이다”며 “바느질도 바느질이지만 전체적인 색상과 구성을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예술이다”고 설명했다.
회원 모두가 주부인 궁중 조각보 교실의 이 강사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바느질을 못하는 경우도 많고 고전적인 것을 배우려하지 않아 안타깝다. 반면에 옛 것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있어 그나마 희망이 보인다”며 “궁중 조각보는 남은 조각천과 천을 이어 재활용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재활용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고 있는 이 강사는 홈질로 만드는 주머니를 시작으로 조각보 만들기 교육에 들어간다. 또한 회원들 스스로가 색상을 조화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궁중 조각보 교실 안미영 회원(신당동)은 “현대사회는 모두 빠르게 돌아가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인데 궁중 조각보 교실에서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인내심이 생기고 자기수양이 되는 것 같다”며 “우리의 전통을 통해 조상들의 얼을 느낄 수 있고 조각천을 이용해 재활용하는 모습을 통해 어른들이 아껴쓰는 모습을 손자, 손녀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누군가 살려야할 우리의 전통이 소멸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젊은이들도 참여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복순 회원(신당동)은 “예전에는 이런 바느질보다 스포츠를 즐겨했다. 궁중 조각보 교실을 통해 바느질을 하다보니 더욱 여성스러워 지는 것 같다”며 “손자, 손녀들에게 세뱃돈을 줄 때 궁중 조각보 교실에서 만든 주머니에 담아 주니 너무 좋아해서 보람과 함께 우리의 고전적인 것을 가르쳐줄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궁중 조각보를 만들때는 특별히 주의할 점이 없고 길이를 맞춰 감침질만 잘하면 된다는 이 강사는 “취미활동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면서 자신이 만든 작품을 그동안 신세진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서로에게 의미 있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멀리 강남구에서 궁중 조각보를 배우기 위해 약수노인복지관을 찾고 있는 안미순 회원(삼성동)은 “주머니와 궁중 조각보를 만들다 보니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솜씨 좋게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하고 백운숙 회원(신당동)은 “다른 회원들보다 바느질을 못해 힘들지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에 매일 즐겁다”고 수줍게 웃었다.
각각의 조각천을 한땀한땀의 바느질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섬유예술 궁중 조각보. 약수노인복지관 회원들의 멋진 작품들을 전시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