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개 자치구 백신접종률 1위 ‘중구’ 서양호 구청장에게 듣는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백신접종률 1위 ‘중구’ 서양호 구청장에게 듣는다!
  • 인터넷편집부
  • 승인 2021.08.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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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책백서’와 ‘성과집’ 발간… 변화 뛰어넘는 새로운 모습 중구의 미래상 담아
“중구, 과거 ‘서울의 경제1번지’였다면, 지금은 ‘교육 1번지’로 새로고침”
서양호 중구청장(좌)과 변봉주 중구신문 발행인(우)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좌)과 변봉주 중구신문 발행인(우)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Q1. 중구 백신접종률이 서울 25개 자치구 1위다. 비결이 있나?

지난 주(89) 중구민의 62%1차 접종을 마쳤다. 서울 자치구중 1위로 빠른 속도다. 서울시 평균 40.6%과 비교해보면 우리 중구 접종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걸 체감할 수 있다.

75세 이상 백신접종도 우리 중구는 1위로 앞섰다. 6월 말까지 1차 접종을 미처 다 못 마친 구가 있었던 반면, 중구는 지난 520일 신청자 대비 99.5%의 접종률로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구민 70%1차 접종을 마친다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이처럼 빠른 접종이 가능했던 건 물론 접근성 좋은 접종처 2배 확보(국립중앙의료원, 중구예방접종센터) 셔틀버스 운영 3일간 안부전화 등의 노력 때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평소 구청이 하는 일을 믿고 흔쾌히 동참해주신 구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백신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앞섰던 때 75세 이상 중구 어르신들은 전국 최고 접종동의율(85%, 420일 기준)를 기록하며 우선적으로 동참해주셨다.

평소 공로수당 등 독보적인 어르신 복지정책 등을 추진하며 행정에 대한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 놓은 덕이다.

8월 말은 50대 구민 1차 접종을 마무리하고 18~49세 접종이 본격 시작된다. 앞으로 125천 모든 구민이 백신접종을 마칠 때까지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으로 안전하고 신속한 접종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Q2. 최근 중구의 지난 3년을 정리한 정책백서와 성과집을 발간했는데, 발간배경은?

취임 3주년을 맞아 중구 정책백서 '새로고침 중구'5권의 소책자로 이루어진 성과집 '중구에선 동()정부로 통()한다'를 발간했다.

임기의 과반을 넘긴 지금, 걸어온 길을 되짚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재정비해하기 위해서다. 6권의 책자의 내용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중구민을 위한 도시 만들기'.

3년 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에 자리한 중구를 '서울을 위한 도시'이기에 앞서, '대한민국을 위한 도시'이기에 앞서 가장 먼저 '중구민을 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구민께 약속드렸다. 백서와 성과집은 지난 3년간 이 약속이 우리 중구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아이 키우기 힘들어 떠나는 중구가 중구형 초등돌봄, 영유아 100% 무상보육 등으로 살고 싶어 찾아오는 중구로, 85세 이상 노인 빈곤률 1위를 기록했던 중구가 어르신 공로수당을 통해 노인기본소득이 보장되는 곳으로, 보행안전, 청소환경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대표적 구도심 중구가 12개의 우리동네 관리사무소를 통해 가장 쾌적하고 안전한 곳으로, 구정의 중심에서 소외됐던 주민이 연간 150억원 규모의 주민참여예산과 주민 생활에 밀접한 동정부를 통해 구정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턱없이 부족했던 도서관, 생활체육시설, 복지관, 교육·육아 시설이 누구나 걸어서 10분 이내 누리는 생활SOC로 변화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정책백서와 성과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엔 주민이 계셨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확실히 했다. 지난 3년간 중구에 일어난 모든 변화는 정책을 믿고 지지해 주신 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신 주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의미에서 정책백서와 성과집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125'중구민'이다.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6권의 책자에 담긴 변화를 뛰어넘는 새로운 모습의 중구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Q3. 정책백서 제목이 새로고침 중구이다. 어떤 의미인가?

'새로고침'은 이전의 정보가 아닌, 새로운 모습의 페이지를 읽고 싶을 때 누르는 버튼이다.

'새로고침 중구' 안에는 말 뜻 그대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의 중구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전의 공급자 중심 행정이 어떻게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해왔는지 새로고침 중구 안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그간 중구는 서울의 경제1번지, 문화1번지, 행정1번지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며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정작 이곳에 사는 125천 구민들을 위한 도시를 만들지 못했다.

주민을 위한 투자가 미흡하다 보니, 주민들은 신당동 개미골목, 황학동 여인숙촌처럼 열악한 주거 환경에 살며 턱없이 부족한 교육·복지 인프라로 인한 불편함을 감내해야만 했다.

중구 인구가 9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25개 자치구 최하위를 달리는 이유도 이와 연결돼 있다. 중구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날 필요가 있었다. 구정의 주인이지만 단 한 번도 주인이 되지 못했던 구민을 위해 행정체계를 변화시켜야 했다. 구정 목표를 중구민을 위한 도시로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취임 직후 전시성·행사성 기존예산을 과감하게 줄이고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복지, 교육, 청소, 환경, 일자리 등 주민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주민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동정부 등 다양한 소통 체계를 만들어 왔다. 그러다보니 중구 곳곳의 모습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도시 곳곳에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복지·문화 공간이 생기고 변화의 바람이 곳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로고침 중구에는 이처럼 중구민을 위한 도시로 변해온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변화의 방향이 함께 담겨있다.

 

Q4.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변화된 중구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것이 바뀌었고, 가장 크게 바뀐 게 무엇인가.

'교육·보육'분야야 말로 취임 후 가장 극적으로 변화된 분야다. 그만큼 중구민에게 가장 절실했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구는 상업이 발달한 도시다. 교육·보육 등 아이 낳고 키우는 데 필요한 분야엔 상대적으로 투자를 아꼈다. 그 결과 젊은 인구유출이 지속돼 현재 중구 인구는 25개 자치구 최하위를 달린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18%가 중학교 진학과 동시에 중구를 빠져나간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고안해낸 정책이 구직영 교육 4+1’이다. 한 아이가 중구에서 태어나 성인으로 자라는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보육 서비스를 구청이 직접 지원하는 거다. 이를 통해 학부모 부담은 줄고 아이들이 받는 보육과 교육의 질은 업그레이드된다. 구 직영 교육 4종은 '중구형 보육, 중구형 초등돌봄, 원스톱 진로체험 버스, 중구 진학상담센터'로 구성된다. 하반기부터는 '초등 방과후 학교'까지 구청 직영으로 전환해 '4+1'이 된다. 중구형 보육엔 3가지 특징이 있다. '보육료 완전 제로, 어린이집 공공직영화, 친환경 급식'이다. 그간 영유아 보육이 무상이라고 하지만 1년에 한 아이당 많게는 200만원까지도 추가 비용이 들었다. 중구에선 이 비용을 전액 구청에서 지원한다. 국내 지자체 최초 사례다.

또한 초등 방과후 학교도 구 직영으로 전환한다. 1천명(20%)의 저학년 아동을 초등 돌봄교실로 돌봤다면 나머지 4천명(80%)의 고학년 아동은 구청이 직영하는 방과후학교로 돌보는 거다. 기존의 초등 방과후학교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았다. 학교에선 교사 업무부담을 이유로 직영을 꺼리고, 민간위탁은 업체마다 질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학부모와 아이 입장에선, 균등한 질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으로 수강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중구가 운영주체를 따지지 않고, 학부모와 아이들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 나섰다. 돌봄에 이어 다시 한 번 교육지원의 한계를 뛰어 넘은 거다.

전체 학부모 설문조사를 실시해, 기존 방과후 학교에서 아쉬웠던 점, 새로운 방과후 학교에서 바라는 점 등을 물으며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컨설팅도 거쳤다. 교과 연계성을 높여 '원어민 영어, 독서 논술, 실력 수학' 강좌 등을 개설했다. 영어 강좌는 강남권의 유명한 어학원 강사진을 초빙해 강의 수준을 높였다. 인기강좌는 넉넉히 편성하고, 수강인원이 적어도 폐강되지 않게 했다. 모두 기존 방과후에선 만나볼 수 없던 혜택들이다. 방과후 학교 역시 비용 부담은 제로다. 중구진학상담센터는 전문 입시컨설턴트가 상주하면서 대입·특목고 입시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요즘 입시는 예전처럼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되지 않는다. 학생부 관리부터 자기소개서 작성, 매년 변하는 대학별 전형까지 챙겨야 한다. 이렇게 입시가 까다로워지다보니 입시컨설팅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데, 사설업체의 경우 비용이 시간당 30만원부터 시작해서 수백 만 원까지 호가한다. 그래서 중구가 "중구 진학상담센터"를 만들었다. 스펙 좋은 전문 컨설턴트를 모시고 중구 학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상담 받게 하고 있다. 1:1 맞춤으로 수시·정시 지원 전략부터, 자소서 작성, 모의 면접, 학생부 로드맵 설계, 공부법 관리까지 모두 제공한다. 덕분에 2020년 중구 일반고 대학진학률이 18위에서 4위로, 1년 만에 수직상승했다. 상승률로만 따지면 중구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다. 요즘 학부모님들 만나는 행사 자리에 가면 종종 "주변에 중구로 이사 오라는 제안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중구가 이전까지는 '서울의 경제1번지'였다면, 지금은 '교육 1번지'로 새로고침 되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Q5. 성과집 첫 번째가 중구에선 동정부로 통한다이다. 지자체 중에서 동정부 개념을 처음 도입했는데, 체감되는 성과가 있다면?

주민들은 동주민센터가 가깝지 구청에 갈 일은 거의 없다. 생활 거점은 동 단위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업 권한과 인력은 구청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쓰레기 배출, 골목 청소, 경로당·공원 관리처럼 동에서 처리해야 빠르고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는 일들도 처리가 느렸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 서비스와 행정의 중심을 동으로 옮겼다. 동주민센터가 마치 하나의 정부처럼 일하며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와 행정, 공공시설 운영까지 맡도록 했다그래서 정책 이름이 동()정부다.

도입 3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주민들이 동네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해주실 만큼 체감되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 우선 동에서 처리할 때 보다 신속하고 섬세하게 주민 필요에 답할 수 있는 77개 사무를 동으로 이관했다. 이를 책임감 있게 맡고 추진할 인력도 동별로 2-3명씩 보충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또한 대폭 활성화 시켰다. 참여예산제는 기본적으로 '내가 낸 세금, 쓰일곳도 내가 정하는' 제도다. 구민의 가장 기초적인 권리를 실현하는 제도임에도 이전에는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했다. 편성 규모가 연20-30억 내외로 구 전체 예산의 0.3%도 정도에 불과했고 참여 주민 수도 적었다.

그래서 취임 후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이전의 5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금은 한 해 137억 규모의 예산을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하고 보다 다양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기간도 확대하고 SNS 등 참여채널을 다변화했다. 참여 건수로만 보면 매년 200% 가까이 증가 추세에 있다지난 3년간 주민참여예산으로 황학동의 이륜차 상습 불법주정차 구역엔 장미정원이 생기고 수십 년간 인근 어르신들이 힘겹게 오르내렸던 약수동 경사로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쪽방촌이 있는 회현동에는 이웃과 따뜻한 밥과 반찬을 나누는 봉사모임 '함께 부엌'이 조성되기도 했다.

사실 살면서 동네에 불편한 게 있어도 그걸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중구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도 덕분에 내가 사는 동네의 문제를 스스로 변화시키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Q6. '우리동네 관리사무소'도 참신한 아이디어다.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

우리동네 관리사무소는 주택가도 아파트관리사무소처럼 살뜰히 돌보는 곳이다. 다세대·다가구주택 등 거주비율 60%인 중구 특성을 반영해 만든 정책이다. 아파트는 관리사무소가 있어 쓰레기 배출이나 주차 문제 등을 책임지고 관리하지만 주택가는 그런 곳이 없다. 때문에 골목마다 방치된 쓰레기, 불법주정차, 무단적치물로 보행안전까지 위협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2월 주택 밀집가에 12개의 우리동네 관리사무소를 열었다.

우리동네 관리사무소에선 쓰레기 배출, 무단폐기물 및 적치물 정비, 등하굣길 안전관리, 택배보관 등 기본적인 관리사무소 업무부터 공구 대여, 저소득 층 이불빨래 서비스 등 특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1개 관리사무소마다 15명 안팎의 주민들이 근무하며 전체 업무를 나눠 맡는다. 모두 시간당 1만원이 넘는 생활임금 받으며,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보고 있다. 사실 지역문제 해결엔 주민만큼 전문가가 없다. 우리 아이 통학로 어느 골목이 가장 위험한지, 어느 골목길에 상습적으로 쓰레기가 무단투기 되는지 동네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건 주민이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관리사무소가 단순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기능을 뛰어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주민이 원하는 행정서비스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동네 관리사무소 대다수는 카페 형태를 접목해 커뮤니티 공간의 기능을 겸한다. 일단 근무자 전원이 지역주민이니까 이웃이랑 수다 떨 듯 대화하다보면 자연스레 우리동네에 무엇이 필요한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찾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다산동엔 동네 은퇴한 전문 인력을 모아 저소득 어르신의 집수리를 돕는 '집수리 실버특공대'가 만들어졌고. 청구동엔 '동안 비결배우기', '홈 베이킹' 같은 취미 강좌가 열렸다. 동정부 1기가 주민참여예산제도 활성화로 '내가 사는 마을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시기였다면 우리동네 관리사무소는 그 자신감을 밑거름 삼아 주민자치의 꽃을 피워낸 동정부 2기라고 할 수 있다.

‘정책백서’와 ‘성과집’
‘정책백서’와 ‘성과집’

Q7. '도심공간 혁신'에 대한 이야기도 눈길이 갔다사실 '생활인프라''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중구의 도심공간 혁신은 크게 세 방향으로 나아간다. 재배치, 효휼화, 복합화다.  첫 번째 재배치는 '서울메이커스파크(SMP)과 행정복합청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중구를 서·중·동 세 곳으로 나누면 주민의 70%는 중구의 동측에 산다. 반면 구청은 거주인구가 12%뿐인 중심부에 있다. 대다수 주민에겐 방문이 불편했다. 반면 구청이 위치한 중심부, 을지로 일대에는 공구·조명·타일·인쇄 등 1만여개의 제조업체가 모여 있다. 종사자 수만 3만여명이다. 구민 밀착행정이 필요한 곳에는 그를 지원할 행정청사가 있어야 하고 도심제조산업 지원이 필요한 곳에는 산업지원 공간이 있어야한다.

현재의 엇갈린 행정수요와 공급을 바로잡기 위해 구청은 주민의 70%가 거주하는 동측, 현 충무아트센터 부지로 옮기고 지금 구청 자리엔 도심제조업 지원 공간 '서울메이커스파크(SMP)'를 만들 예정이다.

이전된 구청사에는 구의회·도서관·스포츠센터·어린이집 등 분산된 행정·복지시설을 복합화한다.

주민 70%가 걸어서 10분 이내 다양한 생활SOC를 누리게 되는 거다. 무엇보다 구청이 주민 가까이로 이전해 구민밀착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현 구청사 부지엔 도심제조업에 날개를 달아줄 서울메이커스를 만든다.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입주하고 교육도 받으며 경쟁력을 키우는 공간이다.

여기에 청년층의 직주근접을 실현할 400여 세대의 공공주택, 그리고 충무아트센터 등 문화 편의시설까지 복합화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정부 자원을 유치해 해결한다. 총 사업비 4500억원 중 3000억원은 SHLH가 선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원은 현 구민회관 매각비용으로 충당된다. 구민이 내는 세금은 오직 구민의 복지에만 사용한다. 지난 2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8월 심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후 22년 설계 돌입, 23년 착공, 25년 최종 준공될 예정이다.

둘째, 공간 효율화는 기존 공공시설의 활용성을 극대화 하는 전략이다. 일단 모든 공공시설은 주민들이 일과를 마치고 동네로 돌아오는 시간인 야간과 주말까지 개방하도록 기본 방향을 세우고 있다. 트랜스포머처럼 한 개 공간이 시간과 이용대상에 따라 다른 기능과 역할을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존에 동네 조기축구회에 1-2시간 정도만 개방되던 손기정 체육공원 잔디구장을 어린 아이들이 하원·하교한 이후인 오후시간대에 부모랑 함께 돗자리 펴고 앉아 집 앞 소풍을 나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거나, 팝업 형태의 물놀이 공간을 설치해 여가시간을 즐기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추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고려하며 관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중구에 있지만, 정작 주민은 사용할 수 없었던 시설들,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이용할 수 있던 민간 주차장, 수영장 등을 구청이 공식 위탁받아 운영하며 주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개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남산 자유총연맹 주차장 70면을 다산동 주민에게 개방됐고 앞으로 동국대, 하나은행 등과 협의해 중구의 고질적 주차난을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마지막 복합화는 기존 부지활용도가 떨어지던 공공시설에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생활시설을 복합화 하는 것이다. 그 첫 사례가 중구교육지원센터 이로움이다. 지난 해 7월 동화동 지상 공영주차장을 지하로 내리고 확장하면서 지상부엔 도심 녹지대인 동화주민공원연면적 837평 규모의 교육지원센터 이로움을 만들었다. 5층 규모의 이로움 내부에는 '주민 공간 기획단의 뜻에 따라 북카페, 4차산업 체험공간, 중구진학상담센터 등을 마련했다.

 

Q8. 백서 읽다보면, 정책들이 참신하면서도 가까운 일상의 답답했던 문제를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느낌이 든다. 정책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비결이 있다면?

아이디어 보따리가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휴대폰 메모장과 사진첩이다. 지금도 휴대폰 메모장을 열어보면 "중앙시장 표지판 기둥 낙서 지우기", "돈부산물 골목 폐지·무단적치물 정비" 빽빽이 적힌 메모가 200건 정도 남아있다. 모두 새벽 출근길에 주민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적은 메모다. 추진해 온 정책들이 주민 일상의 문제를 속 시원히 풀어주고 있다면 8할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취임 후 3년을 꼬박 비가 오거나 아침회의가 있는 날을 제외하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구청까지 걸어 출근하고 있다. 운동화 차림으로 백팩에 그날 일할 때 입을 옷을 넣어 혼자 출근하는 거다. 살고 있는 황학동에서 구청까지 직선거리로 30분이지만, 매일 코스를 달리해 주민과 대화하고 동네 골목 점검도 하다보니 2-3시간 정도를 출근하는 데 할애한다. 이제 길모퉁이, 동네 어귀, 자투리 공터까지 중구의 어느 구석 하나 각별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처음에는 주민들도 이런 모습을 조금 낯설어 하셨다. 보통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구청장은 수행원 1명 이상이 따라붙어 정장과 구두차림으로 관용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인데, 웬 운동화 차림에 혼자 걸어 다니는 사람이 구청장이라고 인사하니 처음엔 믿지 않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늘상 지나는 길목에서 기다렸다 응원 편지를 전해주시기도 하고 집안 대소사까지 함께 나눌 만큼 친근하게 대해주신다. 때로는 묵혔던 민원보따리를 풀어주기도 하신다. 출근길에 만난 주민들이 전해주시는 일상 불편이나 민원은 작고 큰 것 가리지 않고 모두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하고 있다.

한 달 평균 150건 정도가 이렇게 기록되는데, 쓰레기나 불법주정차처럼 바로 해결 가능한건 지체 없이 처리하고 반복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는 여러 부서와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다. 많게는 7개 부서가 함께 모인 TF팀을 꾸리기도 한다. 주민들 일상에 밀접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찾는 것도 이 시간을 통해서다. 이런 의미에서 아침 걸어 출근하는 시간이야 말로 아이디어 가득 담긴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다.

원고 정리= 유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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