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區 최초 남산 고도제한 완화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 성료
중구, 區 최초 남산 고도제한 완화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 성료
  • 유정재 기자
  • 승인 2023.03.22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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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남산 경관관리의 현안과 대응방안 모색’ 주제로
지난 21일 1부 주제발표, 2부 전문가 패널 7명 참석해 지정토론 벌여
김길성 중구청장 “규제 기준 되는 조망점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남산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패널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남산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패널들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합리적‧체계적인 고도제한 완화 방안 마련…면밀히 검토해 개선안 도출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중앙우체국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에서 구 최초로 남산 경관관리의 현안과 대응 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 전문가 대토론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한국도시설계학회와 함께 진행된 대토론회는 남산 고도지구의 합리적 관리에 관한 주요 이슈와 대응 방향을 공유하고 도시건축디자인 분야 전문가를 비롯해 고도지구 내 토지건물 소유자, 거주민 등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구는 특히 이날 토론회 참여를 원하는 방청객 250명을 사전 신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는 자리인 토론회를 통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남산 고도제한의 빛과 그림자를 다시 한 번 숙고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길성 중구청장을 비롯해 길기영 중구의장, 박영한 서울시의원(중구1). 조미정손주하 구의원, 정호준 전 국회의원(성동중구미래포럼 대표), 김세용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 등 한국도시설계학회 임원진, 각계각층의 오피니언과 주민 등 수 백여 명이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뤄 오랜 세월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바라는 주민들의 뜨거운 염원을 엿볼 수 있었다.

김세용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김세용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김세용 한국도시설계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은 개회사를 통해 서울의 심장 중구는 남산 제모습찾기에 의해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남산경관관리 제도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오늘 집단지성이 모인 이 자리가 남산의 가치와 경관관리 현안이슈를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번 현안 세미나를 준비하신 서울 중구청 관계자와 한국도시설계학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개회사에 이어 김길성 중구청장은 환영사에서 남산고도제한은 1991남산 제모습 찾기 기본계획에서 시작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남산은 자연성을 회복하고 제모습을 찾았지만 정작 주민들은 제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집하나 고치기가 까다로우니 늘어가는 노후 건축물들과 열악해지는 주거환경, 부족한 공공인프라로 살기가 불편해 주민들이 점점 떠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고리를 끊기 위해 중구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마련코자 한다. 도시환경 변화로 당초 설정한 남산 조망점이 없어졌거나 남산이 아예 보이지 않는 지역에서조차 일률적으로 높이 규제를 가하고 있는 현 고도제한을 면밀히 검토해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남산 고도지구에 살고 있는 15천여 명 주민들의 불편과 희생을 외면하지 말고 귀 기울여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하며 그런 관점에서 오늘 대토론회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남산 경관관리의 주요 이슈와 대응 방안을 모색하며 주민 여러분의 생각을 기탄없이 들어보는 의미 있는 공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1995년에 도입된 남산 고도제한의 불합리성과 경관 보호를 위해 30년간 계속된 주민 희생을 언급하면서 중구가 검토 중인 고도제한 합리적 완화 전략과 추진 방향을 소개해 눈길을 끌며 2시간30분 동안 토론회에 끝까지 남아 경청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역사문화자원으로서 남산의 가치 VS 남산 경관관리의 현안 이슈

이날 토론회 1부에서는 김백영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유나경 PMA 엔지니어링 도시환경연구소 소장이 각각 서울의 역사 문화자원으로서 남산의 가치남산 경관관리의 변천 과정과 현안 이슈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백영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김백영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먼저 김백영 서울대 교수는 서울시 행정구역의 장기사적 변천과정 등을 설명하며 남산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본격화된 시기부터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과 남산르네상스 계획 수립 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일제강점기 남산의 공원화 계획 등의 아픈 역사를 되짚어보는가 하면 제1공화국 시기 남산의 변화 등에 대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특히 서울의 독보적 역사문화자원인 남산은 조선시대 성곽의 경계로서 활용되고, 개항기 일본인 거류민 정착지이자 공원지로 활용되는 민족사의 암흑기에 대한 다크 투어리즘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 용산 해방촌 등 625전쟁의 상흔 이승만 독재, 박정희 냉전 이데올로기의 상징적 공간이자 서울 구도심 대표적 공공공간 및 상징적 경관, 민주화 이후 남산 제모습 되찾기 운동, 남산 르네상스 계획 등의 역사적 사실로만 봐도 결론적으로 남산은 산(자연생태), 공원(도시커먼즈), 도성(역사문화)의 다중적 지원을 갖춘 종합적 역사문화자원이다고 강조했다.

유나경 PMA 엔지니어링 도시환경연구소 소장의 주제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유나경 PMA 엔지니어링 도시환경연구소 소장의 주제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유나경 PMA 엔지니어링 도시환경연구소 소장은 서울시 남산경관관리 변천 과정 등에 대한 주제발표를 이어갔다.

유 소장은 서울시의 남산공원 및 주변지역 논의의 출발선상인 서울시 남산공원 확장계획부터 남산 경관 관리 시작초기 당시(남산 제모습 찾기, 남산외인아파트 철거)분위기와 남산주변 최고고도지구 확대 지정 등의 남산 제모습찾기 실행시기, 남산 주변지역 최고고조지구 기준완화, 2015 역사도심 기본계획 등을 시대별로 묶어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남산경관 관리 현안 이슈를 다룬 주요 언론의 보도 기사들을 시기별로 살펴보며 남산고도제한 완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토론회 참석자들간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토론회 참석자들간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산고도지구 규제 완화...서울 도심경쟁력과 중구민 삶의 질 문제 함께하는 복합적 문제

토론회 2부는 합리적인 남산 경관관리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박태원 한국도시설계학회 수석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이끌었다.

김길성 중구청장 김대성 한국도시설계학회 이사 심경미 건축공간연구소 연구위원 위재송 한국경관학회 부회장 정상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최준희 한국공간디자인학회 이사가 패널로 자리해 본격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이들 패널들은 남산 고도제한 현안을 각자 전문 분야에서 본 시선으로 분석해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심경미 건축공간연구소 연구위원은 서울 이외의 지역과 너무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 도시를 연구하는 입장인 경관센터장을 맡고, 경관관련 연구를 하며 최근 이런 높이와 관련된 논의는 비단 서울만 국한된 내용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현 중구의 오랜 숙원인 남산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노력이 그동안 많은 고민 속에서 다양한 완화 방안들이 마련되어 왔다는 점에서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정상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조망과 경관에 대한 주관적인 부분을 시민 의견으로 조금씩 고쳐나가는 방식이 지난 10년간 진행됐다이러한 그림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여러 의견을 나눈다면 서울시에 효과적인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서울시가 높이에 관해 정량적 규제에서 정성적 규제로 방향 전환을 천명했으나 남산은 역사문화 측면에서 기본적인 양적 기준이 필요하다불가역적 자원이기에 서울시가 고민이 깊다는 점을 주민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위재송 한국경관학회 부회장은 과거 획일적이었던 도시계획 규제는 1990년대 들어 차등화됐고, 여전히 더 정교하게 세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남산도 규제 범위와 기준을 더 세밀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 보존과 개발을 이야기할 때는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남산의 경관적 가치를 고민해보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끊임없이 타협점을 찾아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성 한국도시설계학회 이사는 산책로로서 남산의 경관관리를 어떻게 할지 전환점을 발굴하고 시뮬레이션 해나간다면 여러 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오랫동안 지켜온 규제가 있기 때문에 그냥 완화는 못 하고, 공공기여를 받아 높이 완화 인센티브를 주는 식의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디자인 진성 최준희 대표는 수도 서울에 남산을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도시는 그림이 아니고 살아가는 사람들, 살아가는 생활상,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결과물이기 때문에 규제의 시대를 넘어 경관법을 넘어 미래를 만들기 위한 시대로 가고 있으니 경관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까 싶다고 전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토론후반에 총평을 하고 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이 토론 후반에 총평을 하고 있다

한편,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남산고도지구의 규제 완화는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개선의 아닌 서울시의 도심경쟁력과 중구민의 삶의 질 문제가 함께하는 복합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고도 제한 틀을 완전히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중복 지정과 같은 불합리한 부분을 우선 개선하자는 취지이다. 규제 기준이 되는 조망점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남산을 지키기 위해 권리를 희생해야 하는 개인에 대한 행정당국의 구제와 보상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오늘 현실에 맞지 않는 남산고도제한 분야에 대해 여러 패널들과의 이야기를 나누고 합리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진 거 같아 만족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남산고도 제한 완화 및 철폐로 가는 길에 더 한 발짝 다가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길 바란다고 총평했다

이날 지정토론 후에는 발제자와 토론자, 방청객 간 상호 질의와 답변 형식으로 자유토론이 이어지기로 했으나 시간 지연 관계상 주민 한사람의 의견만 받기로 했으며 나머지 주민 의견은 서면으로 대체키로 했다. 남산 인근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계속되는 남산 고도지구 규제가 중구의 인구 감소문제의 원인이라 지적하며 기존 남산 주변에 걸려 있는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되어온 회현시민아파트에 대한 대책역시 하루속히 마련해줄 것도 당부했다.

한편, 남산 최고고도지구는 총면적 242가운데 111가 중구에 속한다. 중구 15개 동 중 회현동과 명동, 필동, 장충동, 다산동에 걸쳐 있으며, 고도 제한은 구역별로 1220.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고도 제한이 30년 가까이 유지돼 남산자락 주거지가 심각하게 노후했다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고도 제한 완화의 최종 권한은 서울시가 갖고 있다. 중구는 올해 8월까지 남산고도 제한 완화 방안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해 시에 개선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유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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