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어린이집 ‘사물놀이’
을지어린이집 ‘사물놀이’
  • 유인숙기자
  • 승인 2005.07.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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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더쿵~ 우리가락 속에서 전통의 소중함 배워요!”
 

방명석 간사의 지도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을지어린이집 원생들이 사물놀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관내 을지어린이집(원장 조순이)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신명나는 장구 소리가 지나가는 발걸음도 절로 흥겹게 만들어 준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되는 사물놀이교실을 원생들은 어느 시간보다도 더 손꼽아 기다릴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을지어린이집의 사물놀이교실은 을지로주민자치센터에서 인기리에 운영 중인 사물놀이와 연계한 것으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강습은 을지로 사물놀이 회장으로 4년여 넘게 활동하다가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는 방명석 강사가 맡고 있다.

오랫동안 사물놀이를 접한 방 강사는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하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강습을 한다. “원래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는데 우연히 기회가 생겨서 오히려 기쁘다. 생각보다 원생들의 감각도 좋고 습득력도 빨라서 가르치는 재미가 그만이다”고 밝혔다.

 

을지로 주민자치센터와 연계

 

한 장단 한 장단 방 강사의 자세한 설명 덕분에 원생들도 척척 잘 따라하는 편이다. 이곳에서는 사물놀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원생들이 갖춰야 할 예의범절도 함께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런 방 강사의 열정으로 야무지게 장구채를 잡고 장구를 치는 원생들의 표정 또한 전문 사물놀이패 못지 않게 진지하기만 하다.

똑같은 장단만을 되풀이 하다보면 지루하기 십상. 이에 장단에 구음을 넣어 쉽게 외울 수 있게 돕고 재미도 불어넣어 준다. 옥구슬 같은 목소리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쟁반같이 둥근 달아’를 외치며 장단을 치는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한다.

이렇게 을지어린이집 사물놀이교실이 특색 있게 운영되는 것은 바로 조순이 원장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사물놀이를 개인적으로 배웠을 정도로 전통 악기에 대한 관심이 큰 이 원장의 열성으로 을지어린이집 교사들도 사물을 하나씩 다룰 수 있을 정도다.

“서양악기에 비해 우리 전통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턱없이 부족해 늘 안타까웠다. 특히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면서 그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조 원장은 “전통의 신명나는 가락을 듣는 것만으로도 청음 발달에 도움이 되고 복합적인 장단으로 다양한 감정의 변화가 생겨 창의성도 저절로 발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장구 소리가 제일 좋다는 원영현 원생(7)은 “처음에는 너무 어려울 것 같았는데 재밌다. 열심히 배워서 멋있게 장구를 치고 싶다”고 해맑게 웃었다.

이 시간이 자꾸만 기다려진다는 김광섭 원생(7)은 “채를 잡을 때 손이 어색했는데 이제는 젓가락도 장구채처럼 잡을 수 있다”고 밝게 말했다.

올 여름 땀흘려 열심히 연습해서 다가오는 10월 을지로 경로잔치에서 자치센터 사물놀이 공연팀과 을지어린이집 회원들이 멋진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어르신들의 입가를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할 그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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