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알고 지내기
정월대보름 알고 지내기
  • 김은하기자
  • 승인 2006.02.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곡밥으로 ‘장수’ 빌고… 쥐불놀이로 ‘풍년’ 기원
 

음력 1월 15일은 새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이다. 정월(正月)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서 그 해를 설계하고, 일년의 운세를 점쳐보는 달이다. 조상들은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 오곡밥으로 건강한 한해를 기원했으며 저녁에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놀이를 즐겼다. 현대화와 산업화로 이제는 점점 잊혀져가는 정월대보름의 풍습과 음식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되새겨보자.

- 편집자주 -

 

정월대보름의 유래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의 음력 정월 보름인 1월 15일(올해 양력 2월 12일)을 말한다. 대보름날은 우리 민족의 밝음사상을 반영한 명절로 다채로운 민속이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이 날을 상원(上元)이라 하는데 도교적인 명칭으로 천관(天官)이 복을 내리는 날이라 한다. 여기에 중원인 7월 15일, 하원인 10월 15일을 합하여 삼원이라 부른다. 이밖에도 원소절(元宵節), 원석(元夕)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소정월(小正月)이라 하여 공휴일로 정해 명절로 삼고 있다.


정월대보름의 풍습


△쥐불놀이 = 청년들이 마을 부근의 논두렁과 밭두렁에 볏짚을 흩으러 놓고 해가 지면 일제히 불을 놓아 잡초를 태운다. 쥐불의 크기에 의해 그 해의 풍년 또는 마을의 길흉을 점친다. 그래서 다른 마을 사람들과 경쟁을 하는데, 이긴 편의 쥐가 진편으로 몽땅 쫓겨가게 되어 이긴 편 마을에서는 농작물에 해를 입지 않아 그 해 풍년이 든다고 하는 풍습이 있다.

△줄다리기 = 주로 농촌에 전승 되어온 점세적 농경의례다. 볏짚을 이용하여 암줄과 숫줄을 만든 후에 마을단위 혹은 군단위로 양편으로 나뉘어 줄을 당기게 되는데, 암줄이 승리를 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지신밟기 =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의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흥겹게 놀아주고 축원해 주는 것을 말하는데 지역에 따라서 마당밟기·매귀(埋鬼)·걸립(乞粒) 등으로 불린다.

△연날리기 =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하여 연에다 ‘액(厄)’ 혹은 ‘송액(送厄)’ 등을 써서 연을 날리다가 해질 무렵에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냄으로써 액막이를 한다.

△달맞이 = 대보름날 밤에는 달맞이 풍속이 있다. 달맞이는 초저녁에 높은 곳으로 올라서 달을 맞는 것을 말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길하다고 한다. 아울러 달의 형체, 대소,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한다.

△볏가릿대 세우기 = 보름 전날 짚을 묶어서 깃대 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벼·기장·피·조의 이삭을 넣어 싸고, 목화도 장대 끝에 매달아 이를 집 곁에 세워 풍년을 기원하는 풍속이다.

△다리밟기 = 12다리를 밟으면 액을 면하고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곡식 안내기 = 경남지방의 풍속으로 농가에서는 정초에 자기 집 곡식을 팔거나 빌려주지 않는다. 이는 이 시기에 곡식을 내게 되면 자기 재산이 남에게 가게 된다는 속신 때문에 행해진 풍속이다. 

△사발점 =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고 그 위에 여러 가지 곡식의 종자를 담아 지붕 위에 올려놓은 다음 이튿날 아침 종자들의 행방을 보아 남아 있으면 풍년이고 날아갔거나 떨어졌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나무그림자점 = 한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 가운데 세워 놓고 자정무렵 그 나무가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붙이 = 대보름 전날 저녁에 콩 12개에 열두달의 표시를 하여 수수깡 속에 넣고 묶어서 우물 속에 집어넣어 콩알이 붙는가 안붙는가에 따라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닭울음점 = 대보름날 꼭두새벽에 첫닭이 우는 소리를 기다려서 그 닭울음의 횟수로써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풍속이다.

△부스럼 깨기 = 대보름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부스럼 깬다’하여 밤·호두·땅콩 등을 깨물며 일년 열두달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축원한다.

△더위 팔기 =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을 보면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고 한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한편 아침 식사 후에는 소에게 사람이 먹는 것과 같이 오곡밥과 나물을 키에 차려 주는데, 소가 오곡밥을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주부들은 단골무당을 청하여 가신(家神)과 여러 잡신들을 풀어 먹임으로써 가내의 평안을 기원하는데, 이를 안택(安宅)이라고 한다.


정월대보름 음식 차리기


올 한해 건강을 좌우한다는 정월대보름날 꼭 챙겨 먹어야 할 대표 음식 5가지를 알아본다.


△종기나 부스럼 예방에는 ‘부럼’과 ‘귀밝이 술’

호도, 은행, 무, 잣, 땅콩 등 껍질이 딱딱한 견과류를 부럼이라고 한다. 대보름 전날 부럼을 깨문 다음 밖으로 던지면서 ‘부럼이오’ 외치면 일년 내내 태평하고 부스럼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견과류를 깨무는 전통은 잔병이 없기를 기원하는데서 비롯됐지만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한데 부럼을 먹으면서 꼭 한 가지 더 챙겨 마셔야 할 것이 바로 귀밝이술이다.

귀밝이술은 청주를 일컫는 말로 귀가 밝아지길 바란다는 뜻에서 이명주(耳明酒)라고도 한다. 대보름날 아침 웃어른께 데우지 않은 청주를 올리므로 해서 일년 내내 좋은 소리만 듣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악귀 쫓아주는 ‘오곡밥’과 ‘팥죽’

예부터 악귀를 쫓을 땐 붉은 색 음식을 사용한다. 특히 정월 대보름엔 팥죽을 숟가락으로 떠 끼얹고 제사를 지내고 찹쌀과 팥, 콩, 대추 등을 섞어 오곡밥을 지어 먹음으로써 해서 잡귀를 쫓는다.  세 집 이상의 오곡밥을 먹어야 풍년이 된다고 해서 이웃끼리 나눠 먹기도 한다.

△건강 지켜주는 ‘9가지 묵은 나물’

지난해 호박, 가지, 박 오가리, 무청, 고사리, 고구마 줄기 등 갈무리해 두었던 9가지 나물을 챙겨 먹는 풍습 역시 건강을 기원하는데서 비롯한 것이다. 이러한 나물을 상원채라고 하는데 오곡밥과 함께 먹으면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타지 않게 된다.

갈무리 중 고사리 고비, 고구마 줄기는 푹 삶아 물에 담가 우리고 호박, 가지, 버섯은 불려 물기를 꼭 짠 다음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물을 약간 부어 조리면 고향에서 먹던 오래된 손맛이 느껴지는 나물 반찬을 만들 수 있다.


수도권 대보름 체험 행사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대보름 풍속체험을 해볼 수 있다. 11일과 12일에는 관람객들이 참여하는 부럼깨기 대회가 개최되며 12일에는 충남 연기 갈운리 마을주민들이 장승제를 직접 시연하고 장승을 깎아보는 행사를 개최한다.

대보름 고유 세시풍속 가운데 하나인 ‘풍년 기원 꼬마 볏가리대 세우기’대회도 열린다. 풍년을 기원 하는 볏가리대를 시연하고 미리 신청한 20여 가족이 함께 모여 꼬마 볏가리대를 만들어 보고 이 가운데 가장 잘 만든 팀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수여된다.

또한 이 기간 동안에도 승경도 놀이, 쌍륙놀이, 한지공예품 만들기, 액막이연 만들기, 솟대깎기, 풀각 시·복조리·호두 거북이 등과 같은 전래놀이감 만들기 등의 행사도 11일과 12일 박물관 앞마당에서 펼쳐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 ☎3704-3114)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날인 12일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부럼까기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문의 : ☎2266-6737)

△남산공원에서는 오는 11일 초등학생들이 연과 복조리를 만들어보는 체험교실이 열린다. (문의 : ☎753-2563)

△보라매공원에서는 달집태우기(소원지 태우기) 대동놀이를 비롯해 소원연 만들어 날리기, 제기차기, 부럼깨기,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등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문의 : ☎833-527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8길 22-4, 10층 1001호(명동2가, 대한빌딩)
  • 대표전화 : 02-773-4114
  • 팩스 : 02-774-962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봉주
  • 명칭 : 서울중구신문명동뉴스
  • 제호 : 중구신문
  • 등록번호 : 다 02713
  • 등록일 : 1993-02-25
  • 발행일 : 1993-02-25
  • 발행인 : 변봉주
  • 편집인 : 변봉주
  • 인터넷신문 명칭 : 중구신문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52247
  • 등록일 : 2019-04-03
  • 발행인 : 변봉주
  • 편집인 : 변봉주
  • 중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중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7734114@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