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2014년 끝자락에서 - 꼭 읽으면 좋은 책 BEST 5
기획 - 2014년 끝자락에서 - 꼭 읽으면 좋은 책 BEST 5
  • 서민경기자
  • 승인 2014.12.17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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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서부터 드로잉 북까지 올해 베스트셀러 몰아보기

이제 2014년을 보름가량 남겨두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단 한권의 책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무척 바빴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바빴다는 것이 성실하게 살았다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기에. 만약 2015년이 다가오기 전, 몇 권의 책을 읽어둔다면 ‘바빠도 성실하게 한 해를 보낸 이’가 될 수 있다. 올해에 꼭 읽으면 좋은 책 5권을 선정했다. 소개한 책들은 2014년도 많은 이들이 선택하고 지금도 그 선택에 후회 없노라는 무수한 평들이 잇따른 베스트셀러들이다. 베스트셀러라서 싫다는 까다로운 투정은 잠시 넣어두자. 많은 이들이 선택한 2014년도 베스트셀러 5권을 통해 미처 참여하지 못했던 다수의 공감 온도를 한 해가 가기전에 직접 체감해보자. (편집자 주)

■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저·장경덕 등 역·이강국 감수|글항아리

프랑스 파리경제대 토마 피케티 교수가 집필한 ‘21세기 자본’은 지난해 8월 전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올해 4월에는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이후 세계 경제계와 지성인들의 주목을 받은 책이다.

특히 ‘21세기 자본’은 자본주의에 내재한 불평등의 동학에 대해 실증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대담하고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독자들은 책에 나온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불평등의 역사적 전개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기존의 주류 경제학 도서가 지향하는 수학적이고 이론적인 고찰로 인해 접근하기 힘들었던 것과 달리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치밀한 실증연구라는 점에서 경제학도가 아니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소득의 분배와 불평등, 부의 분배 및 부와 소득의 관계라는 두 가지 자료를 이용해 부 분배의 역사적 동학과 사회의 계층구조를 이 책 한권을 통해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9세기 마르크스의 ‘자본’에서 언급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 의해 프롤레타리아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과, ‘경제성장 초기단계에서 발생한 경제적 불평등이 자본주의가 진전된 발전단계에서는 완화될 것’이라는 쿠즈네츠의 이론까지 논파해, 실용적이고 역사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새로운 자본주의의 동학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소득격차가 벌어진 경제적 불평등을 배태하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에 대해 임대료, 배당, 이자, 이윤 등의 자본의 자가증식으로 얻는 소득이 임금, 보너스 등인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을 늘 웃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극소수의 최고 소득에는 현 수준부터 훨씬 더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것과 누진적 글로벌 자본세라는 대담한 대안을 내놓는다.

올해에 ‘21세기 자본’을 읽지 않는 것은 지난 3세기 동안 20개국 이상의 역사적 데이터가 담긴 자본주의의 역사로부터 또 다시 한해 뒤처지는 것을 뜻한다. 이참에 국내 독자 뿐만아니라 세계의 독자들도 주목한 이 책을 통해 21세기 자본을 꿰뚫어보자.

 

■ 강신주의 감정수업|강신주 저|민음사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철학자 강신주가 들려주는 인문학 이야기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에 이끌려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수동적이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의 종류와 성격에 대해 인문학적인 성찰이 필요한데,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그런 성찰을 도와주는 책이다.

올해 이 책을 읽느냐 읽지 않느냐에 따라 자신의 감정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상황에 휩쓸리지 않는 새로운 자신으로서 다음 해를 맞이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저자가 이 책을 위해 선택한 철학자는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인데, 스피노자가 정의한 48가지 감정을 바탕으로 문학 텍스트와 감정을 두고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성 중심의 서양 철학 전통에서 ‘감정의 윤리학자’로 불리는 혁명적인 사상가 스피노자의 저서 ‘에티카’는 철학사에서 많은 논란을 빚은 동시에 흠모의 대상이기도 하다.

책에는 비루함, 자긍심, 경탄, 야심, 사랑, 연민, 회환, 당황, 경멸, 음주욕, 감사, 질투, 조롱 등 48가지의 감정이 고전문학 텍스트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많은 이들이 이미 ‘색다른 상담소’나 ‘벙커’ 등을 통해 저자 강신주와 직·간접적으로 상담을 접해 봤다. 이 책에서는 다년간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어드바이스를 철학자의 시선으로 정제해 담았다.

또 여러 감정과 함께, 소개되는 명화와 고전문학을 통해 독자들은 감정에 대해 추상적인 접근이 아닌 구체적인 점검이 가능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나’도 알고 ‘인문학’과 ‘문학’도 다시 한번 알아가는 건 어떨까.

 

■ 비밀의 정원 Secret|조해너 배스포드 저|클(퍼블리싱컴퍼니클)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책이 있다. 게다가 유아용이 아닌 성인용이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는 책, 바로 조해너 배스포드의 ‘비밀의 정원 Secret’이다.

엄밀히 말해 ‘읽는’ 그림책이라기보다는 ‘색칠’하는 그림책인데, 현재 영국,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일본 등에서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북’ 열풍을 일으킨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조해너 배스포드는 DKNY, H&M, 나이키, 앱솔루트, 크랩트리앤에블린, 퀸즈베리헌트, 스타벅스 등의 세계적인 브랜드와 작업을 했으며, 픽셀보다는 펜을 좋아하는 잉크 전도사이기도 하다.

저자가 자신이 사는 스코틀랜드 시골집 주변의 꽃과 나무, 벌레, 동물들을 복잡하면서도 섬세한 수작업 그림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책이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만약 단순히 색칠하는 특징만 있었다면 ‘비밀의 정원 Secret’은 지금처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진 못했을 것이다. 색을 칠하는 그림이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저자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 재미와 가치는 배가 되는 것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매여 있는 탓에 뇌가 한시도 쉬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의 뇌를 쉬게 만들어주는 ‘안티 스트레스 책’으로도 불린다.

작가의 세밀하고 오밀조밀한 그림에 채색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돼, 결국 우리의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을 위한 스마트폰보다 더 스마트한 책이다.

또한 색연필과 펜만 있다면 누구든 어디에서든 당장 시작할 수 있고, 다양한 색으로 자신만의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취미생활로 제안할만하다.

올해 안티 스트레스 활동 중 하나인 ‘비밀의 정원 Secret’을 채색해, 나만의 작품집 한권을 완성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 나의 한국현대사|유시민 저|돌베개

‘나의 한국현대사’의 저자 유시민은 “나는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번민하는 당사자로서 우리 세대가 살았던 역사를 돌아보았다. 없는 것을 지어내거나 사실을 왜곡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선택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로 묶어 해석할 권리는 만인에게 주어져 있다. 나는 이 권리를 소신껏 행사했다”고 밝혔다.

정치인의 길에서 떠나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많은 이들에게 대표적인 진보지식인으로 통한다. 그런 그가 정치생활을 완전히 떠나 두 번째로 펴낸 ‘나의 한국현대사’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가 집필한 ‘한국현대사’라는 분야는 고대사, 중세사 등과 달리 현존하는 인물들이 많아 상당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는 까다로운 분야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인생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 책은 유시민이 대중의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본 한국현대사 55년의 기록이다. 55년은 결국 1959년 출생자인 그가 출생 후부터 현재까지 보고 겪고 느낀 세월이다. 55년 동안의 주요 사건들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어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저자는 더 훌륭한 세상을 만드는 힘은 ‘공감능력’에서 나오며, 더 나은 미래의 희망은 역사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존엄성과 어리석음, 아름다움과 추함 모두를 인정하고 부끄러움과 자랑스러움, 분노와 자부심 같은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우리 현대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호소한다.

더불어 그가 피력하는 공감의 폭은 동년배들에게는 작은 위로가, 새로운 역사의 길을 걸어가며 만들어가는 청년들에게는 의미 있는 조언으로 다가온다.

 

■ 제3인류|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인 ‘제3인류’는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축조한 장대한 스케일의 과학 소설이다.

소설은 핵무기의 무분별한 사용, 자연재해와 환경 재앙, 자원 고갈, 야만적 자본주의, 종교적 광신 등으로 인류가 끊임없이 어리석은 선택으로 자멸을 향한 미래의 어느 시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소설 속 과학자들은 지구가 당착한 여러 위기 속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생물학적으로 진화 뿐이라는 믿음으로,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

작가는 새로운 인류가 인간의 손에 의해 창조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이들이 모인 사회의 모습은 어떨지, 또 인간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남다른 스케일의 상상세계를 흥미롭게 펼쳐보였다.

또한 3인칭 시점의 과학 소설이지만 지구를 의식하고 있는 인격화된 존재 가이아를 이야기 속 요소요소에 등장시키는 우화적 수법을 접목시켰다. 특히 가이아는 오직 1인칭의 독백 형태로만 등장해,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전체 소설에서 독립된 서술로 흐른다.

이런 독특한 작법으로 인해, 인류 멸망 전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암울한 묵시록이 될 수도 있다는 우화적인 메시지가 강조된다.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를 소모하는 자기 파괴적 생활방식을 계속한다면, 종말에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 스스로 구원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작가의 메시지인 것이다. 이 책은 미성숙한 존재인 인간이 창조주, 불완전한 신의 위치에 놓임으로써 방황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신인류인 에마슈들의 사회에서 타락과 범죄, 종교와 제도, 자유의지의 문제가 발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인간 사회와 문명사의 시뮬레이션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유머를 통해서 인류 문명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어둡지 않게 유도한다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2015년을 맞이하기 전, 인류의 한명으로서 이 책을 통해 잠시 반성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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