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에 충무로영화제의 조명은 꺼졌다
9일간에 충무로영화제의 조명은 꺼졌다
  • 편집부
  • 승인 2009.09.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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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분석으로 향후 영화제 정체성 찾아야 
지자체 차원에서 국제행사 개최 가능성 제시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9일간 충무로를 밝혔던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조명이 꺼졌다.
이번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다. 서울시가 하느니 중구가 하느니 하면서 탁구대에서 탁구공을 네트로 넘기며 주고받듯이 왔다 갔다 하더니 결국 서울시는 반려하고 중구가 하게 되어 시작부터 무언가 아쉬운 영화제가 되어버렸다. 그러던 중 전직대통령의 서거로 레드카펫 대신 전 세계 최초로 그린카펫을 밟는 일도 벌어지고 영화계 스타들은 참석하지 않고 외국인들은 초청해 놓고 동시통역사 없이 이어폰만 준비하는 실수를 범했다. 무대 진행 역시 미숙해 국제영화제라고 말하기가 어색했으며 내빈 소개 시 관행이란 명분아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초청해 놓고 외부인들만 소개한 것 역시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이후 폐막식에서는 동시통역사와 수화통역사까지 준비하여 그나마 마무리는 정리 된 듯이 보여 다행이었다. 그러나 역시 중구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주최하는 국제영화제다 보니 아무래도 지자체 차원에서 국제영화제를 개최하기에는 지난 1회와 2회에 비해 어려움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어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이제는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는 총 예산 40억여원이 들었으며 이중 중구 예산은 10억원이고, 나머지는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당초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서울시에서 개최할 의사를 어느 정도 내비치다가 도중에 이를 고사했다면 이에 대해 시 차원에서 일말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30억 예산만 지원해주고 마치 무엇을 다 지원해 준 것처럼 생색을 내기에는 혹시 충무로영화제가 국내영화제라고 착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예 서울시에서 한다는 말이나 없었으면 중구가 처음부터 보다 더 내실 있고 알차게 준비했을 텐데 말이다. 이렇게 서울시에서 영화제를 공동개최한다고 했다가 서울시의 사정으로 공동개최가 무산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중구 주변에서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개최를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부산국제영화제처럼 화려하고 성공적인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개최하고 있고 모든 주변 여건이 뒤따라 주고 있어 영화제를 개최할 때마다 내·외국 관광객들과 영화 관계자, 영화 마니아들이 부산 시내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런데 중구는 어떠한 가. 행사장에 가보면 부산영화제에 비해 이벤트성 행사가 너무나 허술하고 홍보가 덜 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인적마저 드물어 한국영화계의 메카인 충무로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적어도 국제영화제를 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춰 영화제를 맡은 조직위원회나 대행사 측에서 어떤 상황도 대처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영화제 진행의 미숙함보다 눈에 띠는 것들도 몇 가지 있었는데 바로 자원봉사자들의 눈부신 역할이었다. 어디를 가든 자원봉사자들이 유니폼인 적색 조끼를 입고 안내하는 모습들은 지난 영화제 때보다 신속하고 일사분란 했다. 또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관내 지역을 순회하며 야외 우수 영화상영을 통해 영화제 분위기를 한껏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시상 부문 가운데 미래에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의 단편영화 ‘씨네 스튜던트’를 새롭게 신설하여 우수작품상을 선정한 것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충무로국제영화제 개최가 서울시와의 관계로 인해 늦게 결정이 나 적은 숫자로 영화제 사무국을 이끌어간 직원들에 수고도 격려할만하다. 또 하나 국제영화제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것은 한층 성숙해 보였다. 그러나 개막식과 폐막식 후속으로 진행된 리셉션은 어수선하게 진행돼 이 또한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한편 중구는 2년 전부터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추진하고 개최하면서 두 가지를 얻고 잃은 것이 있다.
먼저 얻은 것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며 영화제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중구는 이제 국제적인 행사도 치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한국 영화의 본고장인 충무로를 만천하에 각인시킨 것도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잃은 것이 있다면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과연 진정으로 남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예산을 사용했어도 왜 영화인들의 동참이 적었는지를 고민하게 하고 영화제 기간 동안 구청 공무원들이 온통 영화제에만 매달리다보니 행정서비스가 소홀하지 않았는지를 고민하게 했다.
이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놓고 진정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 많은 예산을 사용해도 영화인들의 동참을 얻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과연 충무로국제영화제로 인해 충무로가 얼마나 많은 경제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었는지를 분석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만약 분석지수가 낮다면 중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정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제1회와 2회 영화제에서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제3회 영화제는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한 영화제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지금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갖고 국제적인 영화제로 가기 위해 더욱더 분발해야 한다. 그래서 정확한 분석과 판단을 통해 충무로영화제를 구 자체에서 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 과감하게 서울시나 영화인들에게 바톤 터치하고 그렇지 않고 구에서 하는 것이 미래 영화산업에 더 비전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 과감한 투자와 완벽한 준비를 통해 모두가 동참하는 국제적인 영화축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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