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십이지 띠 동물 중 네 번째이며, 방향은 정동(正東), 달로는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토끼는 고분벽화·풍속·동요·동시·설화·판소리 등을 통해 귀엽고 순박하며 영특하고 날렵한 동물로 묘사됐다.
우리 역사에 토끼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구려 6대 대조왕 때이다.
부여국 사신이 꼬리가 긴 토끼를 바쳤고 고구려왕은 이를 상서로운 짐승이라며 사면령을 내렸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기록됐다. 이후 다양한 민화에서 떡방아를 찧는 옥토끼로 변화했는데 두 마리가 함께 방아를 찧는 모습으로 흔히 등장해 부부 사이의 금술을 상징한다.
토끼의 상징성이나 암시성은 문학작품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됐는데 민화와 속담 등에서 강자를 꾀로 물리치는 영특한 존재로 등장한다.
토끼와 관련된 옛 풍습은 정월 첫 번째 토끼날인 상묘일이 대표적인데 조선 헌종대의 동국세시기에는 이날 새로 뽑은 실을 토실이라고 했다. 이 실을 주머니 끝에 달아매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처럼 토끼가 문화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것은 외모, 생태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다른 동물을 공격할 수단이 전혀 없는 토끼는 눈이 밝고 귀가 커 귀여운 생김새와 놀란 듯한 표정으로 연약함의 대명사였다. 유일한 방어수단은 큰 귀로 작은 소리까지 들어 외부의 적이 침입할 때 바닥을 울려 쫓아내는 것이다.
토끼는 순한 초식동물로 선을 대표했으며 날렵한 움직임은 영특함을 상징하기도 했다. 또 1년에 4~6회나 임신하는 토끼는 다산과 다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토끼해에 태어난 역사적 인물로는 신라의 명장 김유신과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 방랑시인 김삿갓, 의사 안중근, 한용운, 지석영 등이 있다.
역사적인 사건도 많아 백제의 건국, 경복궁 근정전 완성, 신라 불국사 완공, 문익점이 목화씨를 처음 들여온 시기가 모두 토끼해였다.
역사상에는 신묘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가장 가까운 60년 전의 신묘년은 1951년, 6ㆍ25전쟁이 한창이었다. 391년에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즉위했고, 751년에는 김대성이 불국사를 창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