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림아∼ 이거 한번 입어봐∼” “엄마! 이게 뭐야?”
2주 전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온 나에게 엄마가 파란 잠바를 보여주셨다.
“바자회에서 천원주고 산거야. 어때? 예쁘지? 엄마가 드라이클리닝 해줄게.”
그 파란 잠바는 엄마가 언니 학교 바자회에서 사온 것이었다. 엄마는 파란 잠바 말고도 언니의 하얀색 코트, 엄마 바지 등 재활용 물건을 많이 사오셨다. 사실 나는 그 파란 잠바가 싫었다. 색깔도 마음에 안 들고 다른 사람이 입던 옷이라 찝찝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중략>
얼마 전 나는 ‘초록 지구를 만드는 환경 지킴이들의 이야기’라는 책을 보았다. 그 책은 환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제니퍼 커밍스라는 친환경 디자이너는 집에 있던 원단으로 치마를 만들고, 자투리 천을 모아서 주름장식을 만들어 원피스를 만들었다. 또 직접 옷을 만들어 입고, 유기농 면과 실크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멋스러운 스타일을 내는 옷을 만든다. 그리고 옷을 만들 때 ‘줄이기, 다시 쓰기, 자원 재활용하기’를 실천하며 주위에 안 입는 옷이나 남은 천을 활용하였다.<중략>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서도 녹색생활 실천을 하고 있었다. 엄마는 안쓰는 물건이나 옷들을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하고 또 거기에서 물건을 사기도 하신다. 이사를 올 때는 엄마는 아름다운가게에 동생 장난감과 자전거, 우리들의 책과 옷 등을 기부하셨다. 그리고 가끔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아름다운가게에 들러 함께 사기도 한다. 아마도 우리가 거기서 사고 낸 돈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사용될 것이다. 환경도 보호하고 불우이웃도 돕게 되니 가게의 이름이 ‘아름다운가게’인 것 같다.
또 나는 양치를 할 때 꼭 물을 잠그고 입을 행굴 때만 컵으로 물을 받아 양치한다. 물을 절약하는 일이 결국은 환경을 지키는 일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생은 밖에 나가면 절대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언니는 미래에 과학자가 되어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기여하겠다고 하고 아빠는 주무시기 전에 꼭 TV플러그를 빼신다. 어제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나는 2주 전에 바자회에서 엄마가 사 오신 파란 잠바를 입었다. 처음에는 찜찜하기도 하고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옷이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알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고 예쁘게 느껴졌다.
엄마도 재활용 옷을 입고 다니니 기분도 좋아지고 “환경을 보호하는 옷이에요”하고 자랑하고 싶어진다고 하신다.
파란 잠바는 이제 내가 입고 나서 작아지면 동생에게 물려주고 또 작아지면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하거나 이웃집 동생에게 물려 줄 것이다.
앞으로 파란 잠바는 녹색지구를 위해 신나는 여행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