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연 한국여성문예원 회원 청계문인극 회장
서울 탑 불빛이
저울추 처럼 허공에 매달리고
산이 검은 옷을 입고 내려와
바람이 불고간 까닭과
그늘이 흔들린 사연을 속삭이면
공원 불빛
하나 둘 조붓한 산책길로 숨어 든다
고요를 살피다
인적 뜸한 벤취를 닦는 사내를 본다
거친 세월을 닦은 듯
한 움큼 말아쥔 신문이 손에 들려 있고
주름 깊은 이마
불빛이 끼어 들어 어른 거린다
종일 끌고 다닌 하루를
신문에 돌돌 말아
벤취에 올려 놓은 사내는
헛기침 몇번하고 돌아선다
고요로운 밤
외롬이 깊어지는 건
푸른 별의
불빛 안 쪽만 바라보고 있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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