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식회사 채무를 신설주식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지
저는 甲주식회사에 5,000만원을 대여하였으나, 甲주식회사 대표이사 乙은 甲주식회사의 부채가 많아지자 甲주식회사를 해산하고 사업내용이 동일한 丙주식회사를 새로 설립하여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丙주식회사는 채무변제를 도외시하고 있는데, 丙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대여금채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요?
구 회사가 해산되고 신 회사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신 회사는 구 회사의 채권·채무를 승계 한다는 약정이 있는 경우나, 신·구 회사가 합병이라는 절차를 밟는 경우에는 신 회사에 대하여 구 회사에 대한 채권을 청구하는 데에 문제가 없겠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구 회사가 존속하거나 또는 해산되면서 별도의 신 회사가 설립되는 경우에는 구 회사에 대한 채권을 가지고 신 회사에 대하여 이행청구나 강제집행 등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신설회사의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2006. 7. 13. 선고 2004다36130 판결)
또한 구 회사가 해산되면서 신 회사로의 재산 양도 등의 법률행위가 구 회사의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에 해당될 수가 있으므로 그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하여 원래의 구 회사를 되살려놓고 이에 대해 채무변제를 청구할 수도 있고 또한 「상법」 제401조 제1항에 규정하듯이 이사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그 이사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판례는 “이사가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임무해태행위라 함은 이사의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위반의 행위로서 위법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통상의 거래행위로 인하여 부담하는 회사의 채무를 이행할 능력이 있었음에도 단순히 그 이행을 지체하고 있는 사실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실만으로는 이를 임무를 해태한 위법한 경우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대법원 1985. 11. 12. 선고 84다카2490 판결, 2006. 8. 25. 선고 2004다26119 판결)
따라서 귀하의 경우 丙주식회사가 甲주식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라면 丙주식회사에 대하여 대여금채권을 청구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甲주식회사의 재산이 다른 곳에 처분이 되었다면 채권자취소소송을 통하여 그 재산을 甲주식회사로 회복 후 강제집행을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며, 대표이사인 乙에 대하여는 「상법」 제401조 제1항의 이사의 악의 및 중과실 여부를 입증하여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료제공 :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번없이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