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논단 이혜경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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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경중구의회복지건설위원장
  • 승인 2013.06.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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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승전보와 여성대통령

이혜경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1973년으로 기억된다. 가물가물하던 초등학교 시절, 우리 온 국민을 짜릿하게 만든, 당시 유고슬로비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여성 정현숙 이에리사 선수가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한 쾌거는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손꼽히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40mm 지름의 2.7g짜리 탁구공을 친 것이 아니라 속박된 남성위주 사회에서 억눌려 살았던 여성들의 가슴 맺힌 설움을 날려버리기 위한 경기였으며, 모든 여성의 삶을 표현한 행위 예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당시 흑백TV와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던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와 전 국민이 대한의 낭자를 외쳤던 흐뭇한 기억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 이 순간 어릴 적, 막연하게 어른들을 따라 좋아했던 그 일이 떠오르는 것은 여성이 본 여성대통령에 대한 생각이라는 과제 때문일 것이다.

40년 전 사라예보 우승 당시 시절은 천지개벽한다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여성대통령이 바로 이 땅, 대한민국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당당히 탄생했다.

선거당시 많은 분들이 우려했던 국군통수권자의 위상은 북한의 위협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원칙을 고수하여 군으로부터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으며, 외교적 위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대한민국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가 이번 방미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방미당시 한복을 입은 모습은 우아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기품과 권위를 갖춘 바로 대한민국 그 자체였다. 물론 한복이 가지고 있는 전통복식의 예법에 맞는 배색과 무늬 등의 의미를 조금 더 표현했다면 나라의 대표로서 더욱 큰 위엄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없진 않지만 이번 방미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는 가히 놀랄 만하다. 취임 석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준 지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이제는 여성, 남성을 논한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을 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것이냐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국민이 선택한 지도자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국가를 운영할 수 있도록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의 잣대에서 벗어난 전폭적인 응원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라예보의 쾌거가 40년 남짓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처럼, 또 다른 미래의 40년 후, 대한민국 최초 여성대통령께서 남기신 흔적들이 우리 후손들에게 잊혀 지지 않는 또 다른 쾌거로 기억된다면, 우리 국민은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정치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려운 길이라는 것은 나 또한 현직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가정살림에 충실했던 주부가 세 딸아이가 어느 정도 제 앞가림을 한 후, 사회로 눈을 돌리자 나서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보였다. 자리를 차고 일어나 지역사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한 봉사활동은 결국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서의 꿈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는 선출직 의원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의원 활동을 하면서 집안의 일은 물론, 지역 주민의 경조사에도 열심히 참여해야 하는 직업을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우아한 백조가 물위에 떠 있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발을 수도 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처럼, 가정과 사회생활을 함께해야 하는 여성 정치인의 삶은 가족의 헌신과 주변 분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작은 지역구를 가진 구의원이 이러한데,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절제된 삶과 고뇌 속에 자신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놓을 수 있었던 대통령의 결단에 여성으로서 존경과 경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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