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11월27일자> 단청 벗겨진 숭례문, 국민에게 또 다시 실망감 안겨준다
<2013년11월27일자> 단청 벗겨진 숭례문, 국민에게 또 다시 실망감 안겨준다
  • 편집부
  • 승인 2013.11.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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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의 철저한 감독만이 재발생 막을 수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국보 1호인 숭례문의 단청이 제대로 보수가 되지 않아 벗겨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탄식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보수시 사용된 단청의 염료가 국산이 아닌 일본산이라는 것에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이후 5년만에 다시 겪게 되는 아픔이기도 하다.

5년 전으로 돌아가면 이렇다. 지난 2008년 2월 10일 저녁8시48분 숭례문 누각 2층에서 하얀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길이 솟아 오르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 국민들이 저녁식사 이후 TV 앞에 모여 편안하게 드라마나 뉴스를 보고 있을 때, 자막을 통해 속보로 ‘숭례문 화재 발생’이라며 긴급함을 알리기 시작하더니 일부 방송은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해 현장 중계까지 더하는 한편 현장 리포터도 울분을 토했다.

그렇게 우리의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소실돼 600년을 국민과 함께한 숭례문을 잃게 되면서 온 국민을 슬프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5년 3개월만에 국민의 아픔을 달래기라도 하듯이 지난 5월 대통령과 많은 국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당하게 복원식을 하게 됐다.

이후 5개월도 안돼 숭례문 단청이 흉물스럽게 벗겨져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거기다 더 큰 일은 숭례문의 버팀목인 소나무 기둥이 뒤틀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우리 수준이 여기까지 밖에 안 되는 것인지 안타깝기 이를 데가 없다. 이로 인해 결국엔 문화재청장이 사표까지 내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5년간 숭례문을 복원하면서 들어간 예산과 인원은 국민 세금 250억원에, 공사투입 연인원 35,000명이나 된다. 대목장, 단청장, 대장장, 석장 등 최고의 인간문화재들이 참여해 거창하게 복원을 했는데 이런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다니 문화재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숭례문(崇禮問)이 어떤 문인가? 숭례문은 우리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다.

그 이유는 600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남쪽의 문이기도 하며 한양 도성의 8문 중 가장 중요한 정문이다.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됐으며 조선 왕조가 한양으로 천도한 뒤 1395년(태조 4년)에 짓기 시작해 1398년 완공됐다.

이러한 역사성을 감안해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62년 12월 20일 숭례문(남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했다.

이렇게 숭례문은 전 세계인과 우리나라 국민에게 역사적으로나 웅장함으로 그 위용을 뽐냈으며 규모면에서도 세계 제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소실된 것도 모자라 복원 이후 5개월도 되지 않아 단청이 벗겨지고 기둥이 뒤틀렸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화재 당시 그 처참하고 애통했던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복원 이후에 이러한 아픔을 또 다시 준다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대목장들이 말하기를 목조건물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단청이라고 한다. 단청을 보면 어느 목조건물이든지 그 중요성을 알 수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단청의 중요함을 알고 있으면서 숭례문 복원에 테스트도 하지 않은 염료를 사용했으며 그보다 더 실망스러운 것은 일본제를 사용하고 그로인해 단청 여기저기가 들떠서 벗겨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사태다.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 이후 복원을 기다리고 있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가족과 함께 남산을 걷다가 오는 길에 숭례문 앞을 지나며 느낀 점을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남대문의 보수공사가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간다고 한다. 남대문 천정이 옛 모습을 되찾았다. 고풍스러움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복원이 잘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렇게 숭례문의 제대로 된 복원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이 가족들의 실망감은 과연 누가 달래줄 수 있단 말인가.

또 이번 사태 이후 어느 네티즌은 ‘국보 1호란 우리 전통문화의 대표이며 우리나라의 얼굴이다. 이 얼굴을 화장하는 게 단청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얼굴에 어떻게 일본 재료를 사용해 화장을 한단 말인가? 이러고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킨다고 국가 예산을 그렇게도 많이 써대고 있는가? 문화재청은 관리감독을 어떻게 하고 있단 말인가? 이러고도 문화재청이 존속돼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많은 국민들이 숭례문 복원에 기대와 함께 희망을 가졌었는데 이런 아픔을 주다니 문화재청의 역할이 의문스럽다.

국보 1호도 지켜주지 못하는 문화재청의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이제와서 부실시공 논란에 휘말린 숭례문 복구공사에 대해 사과만 하면 다인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는데도 말이다.

문화재청이 지난 7일 발표한 숭례문 복구공사 부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보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을 깊이 사과드리며 철저하고 완벽한 보존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일부 박락된(훼손된) 단청에 대해 자체 감사와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를 통해 조속히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며 단청공사와 함께 기와 공사, 목공사, 석공사 등 주요 공종의 부실 우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명맥이 끊어진 단청의 전통안료 등 문화재 보수·복원에 필요한 전통재료 개발과 보급, 전통기법 계승을 위해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종합 학술조사 시행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정부 차원의 맞춤형 지원, 육성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뒤늦은 사과다. 화재로 인한 소실 시에도 관리감독에 대한 문제가 대두됐었는데 복원 이후에도 소홀한 관리감독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의 복원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사과만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문화재청은 처음부터 다시 재점검해 완벽한 숭례문을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줘야 할 것이다. 그래서 무너진 국민들의 자존심을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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