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휘영청~ 밝은 달 보며 한해 소원 빌어볼까?”
기획 - “휘영청~ 밝은 달 보며 한해 소원 빌어볼까?”
  • 이선애기자
  • 승인 2014.02.12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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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유래와 풍습 엿보기 … 음식 궁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환하게 떠오른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정월대보름이 오는 14일이다. 정월의 명절은 설날과 보름이 있는데 옛날에는 보름을 작은 설처럼 여겼을만큼 최대 명절인 설이나 추석에 못지않게 큰 명절이었다. 특히 주민 모두 함께 참가하는 놀이와 풍습이 많아서 그 어느 명절보다도 더 활기차게 이웃들과 더불어 명절을 즐겨왔다. 이제 한해를 시작하는 이 때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알아보고 풍습들과 음식들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고유 명절 ‘정월대보름’ 이모저모

어둠과 질병, 재액을 밝은 달빛으로 몰아낸다는 의미를 가진 정월대보름은 음력으로는 매년 1월 15일로,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이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소지왕이 까마귀의 도움을 받아 이를 기리기 위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다른 말로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불려 명절이지만 너무 들뜨지 말고 삼가고 조심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농업을 가장 중시했고 달을 기준으로 한 태음력을 사용했던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절기를 알려주는 달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이날 달을 보며 소원성취를 기원하고 각종 놀이를 행하는 것에는 그 해 농사가 잘 돼 풍성한 수확과 번영을 염원했던 우리 조상들의 믿음과 소망이 담겨있다. 또한 한 해를 시작하는 달이기 때문에 할 일을 계획하고 운수를 점쳐보는 날이기도 했다.

·보름새기 = 보름 전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고 해 액을 맞고 복을 빌기 위해 집안 곳곳에 등불을 켜고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운다. 등불을 켜 집안을 환하게 하는 이유는 환한 달빛의 영험함을 빌려 복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더위팔기 = 보름날 해가 뜨기 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한 해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여 내려오는 풍습으로 우리 민족의 재치와 해학이 그대로 담겨 있다.

·달집태우기 = 생솔가지나 나뭇더미를 둥글게 쌓아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는다. 각종 잡귀와 질병을 불의 힘을 빌려 깨끗이 정화하는 의식으로 모두들 한데 모여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태운 달집이 쓰러져 엎어지는 방향에 따라 길흉을 점쳐보기도 했다. 이를테면 마을 쪽으로 엎어지면 액운이 들고 반대쪽으로 넘어지면 좋다고 해석한다.

·쥐불놀이 = 들판에 쥐불을 놓아 노는 전통놀이로 논밭두렁의 잡초를 태워 들쥐, 메뚜기, 해충의 번데기 등 해충의 서식지를 없애 곡식에 대한 피해를 막고자 했다. 태운 재는 그대로 논밭의 거름이 되고 풀이 잘 자라게 도와 실제로도 농사에 도움이 됐다. 달집에 불이 붙는 것을 신호로 각 마을마다 편을 갈라 횃불을 들고 뛰면서 넓은 지역을 태우기도 하고 상대쪽의 횃불을 끄기도 하는 등의 시합을 벌였다.

·다리밟기 = 땅의 다리와 신체의 다리의 표기가 같은 데서 유래한 의식으로 자신의 나이 수대로 다리를 밟으면 다리에 병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대보름을 전후해 남녀노소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나와 다리를 밟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어 양반들은 따로 날을 지정해 다리밟기를 할 정도였다. 지금도 답교놀이는 그 전통이 잘 이어져 정월대보름마다 청계천 광통교 등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어부슴 = 깨끗한 흰 종이에 밥을 싸서 물에 던진다. 이는 강에 사는 물고기나 오리를 위해 베푸는 것으로 역시 액막이에 쓰인다.

·방생 = 공덕을 위한 것으로 붕어나 자라를 사서 강에 놓아주고 축원한다.

·달맞이 = 정월대보름의 가장 대표적 풍습으로 달이 떠오를 저녁 무렵 뒷동산이나 언덕 같이 높은 곳에 올라 만월을 바라보며 소원을 빈다. 가장 먼저 달을 맞이하는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해 옛날에는 저마다 횃불을 들고 산에 올라 소원을 간절히 축원했다.

·액막이 연 = 정초에 날리던 연에 ‘송액영복’등의 글귀를 적어 날리고 연줄을 끊어 보낸다. 연이 저 멀리 사라지면 연 주인에게 붙어있던 나쁜 액도 함께 떠난다고 한다.

 

비타민과 식이섬유까지 ‘음식의 비밀’

·건강을 축원하는 귀밝이술 = 대보름날 아침에는 데우지 않은 차가운 청주를 마시는데 이를 귀밝이술이라 한다.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해 한해동안 즐거운 소식만 들려온다는 속설이 있다.

·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부럼 = 날밤, 호두, 은행, 잣 등 딱딱한 껍질을 나이 수만큼 깨서 먹는다. 부럼을 까려면 힘이 들어가야 하므로 건강을 축수하는 의식이다. 이를 행하면 이가 단단해지고 부스럼과 종기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여러번 깨물지 않고 한 번에 깨물어야 좋다고 한다. 이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E 등 우리 몸에 좋은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어 겨울철 거칠어지는 피부를 보호하고 에너지원을 축적하는 데도 그만이다. 특히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풍년과 발복을 불러오는 오곡밥 = 찹쌀, 멥쌀, 검은콩, 수수, 팥 등 다섯가지 이상의 곡식을 섞어 지은 밥으로 풍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옛날에는 다른 성을 가진 세 집의 밥을 먹어야 더 운이 좋아진다는 ‘세성받이밥’이라고 해서 이웃간 정답게 나눠 먹었다. 또한 ‘백가반’이라고 해서 아이가 봄을 타서 야위면 백 집의 밥을 얻어다가 절구에 찧어 먹이면 건강해진다는 속설도 있다.

불규칙한 식사패턴이 잦은 요즘 현대인에게 오곡밥은 철분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각광받는 중이다. 찹쌀과 수수의 따뜻한 성질은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고 소화를 도와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쌀밥에 비해 열량이 적어 저칼로리 식단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부를 싸먹는 복쌈 = 취나물을 볶고 김을 구워 노적 쌓듯이 쌓아서 오곡밥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 이렇게 쌈을 싸먹으면 부자가 된다고 한다. 레몬보다도 많은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는 김은 항산화기능, 콜라겐 형성, 면역기능에도 도움을 준다.

·더위 안 먹게 하는 묵은나물 =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 가지, 고사리, 고비, 도라지 등 그동안 말려놓은 9가지 이상의 묵은 나물을 팬에 볶아 깨소금, 참기름과 함께 무쳐 먹으면 그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오히려 생으로 먹는 때보다도 기름으로 볶아 지용성비타민 A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어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대보름날엔 머리를 안 빗는다? ‘재밌는 속설’

예전에는 우리 생활에서 어느 것보다도 농사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점복과 속설 대부분이 농사의 풍흉에 관련돼 있다.

먼저 사발점이 있다. 대보름날 밤에 사발에 재를 담아 그 위에 여러 곡식의 종자를 담아 지붕위에 올려 둔 다음, 이튿날 아침 종자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풍년, 날라 갔으면 흉년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그림자점은 한자 길이의 나무를 마당에 세워두고 자정쯤에 그 나무가 비치는 그림자의 길이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방식이다.

집불이는 동네의 호주를 표시한 콩을 짚으로 묶어 마을 우물에 넣었다가 그 콩의 붇기 정도를 보는 것으로 잘 불었으면 그 집 호주의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일상생활이 농사와 연관된 것이 많아 농사일에 이용되는 가축도 점복의 대상이었다. 대보름날 이른 새벽 첫 닭이 우는 소리의 횟수로 일년 농사의 풍흉을 점쳤으며 소에게도 오곡밥 등을 쇠죽에 함께 줘 밥을 먼저 먹으면 쌀이 풍년이 들고, 콩을 먼저 먹으면 목화가 잘된다고 여겼다.

경남쪽에서는 정초에 집안의 곡식을 남에게 팔거나 빌려주지 않았다. 이 시기에 곡식을 남에게 내주면 자신의 재산이 다른 사람에게 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대보름날 찬물을 마시면 여름에 더위를 먹는다고 생각해 마시지 않았으며 당일 오전에 마당을 쓸면 복이 나간다고 여겨 오전에는 마당을 쓸지 않았다고도 한다.

머리를 빗는 것도 머릿니가 생기고 콩밭에 잡초가 난다고 해 좋지 않게 여겼다.

또한 이날은 개에게 밥을 주지 않았다. 밥을 주게 되면 여름에 파리가 끼고 마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개 보름쇠듯 한다’란 속담이 생겨났다.

바느질을 하지 않기도 했는데 이는 한참 바쁠 농사철에 손에 가시가 박힌다는 이유였다. 대보름날 새벽에는 마당에 짚불을 놓는 ‘모기불’을 피웠다. 여름에 극성스런 모기를 미리 쫓기 위해서다.

 

서울 각지에서 열리는 정월대보름 행사

정월대보름을 보다 잘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오는 14일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달빛가득 정월대보름’ 행사를 개최해 대보름날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달집태우기, 전통공연 등을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진다. (문의 ☎2266-6925)

노들섬에 위치한 노들텃밭에서도 정월대보름날인 오는 14일 달집태우기 행사를 준비해놓고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북서울 꿈의 숲 아트센터도 정월대보름 행사로 오는 14일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올림픽과 전통문화 체험전을 개최한다. (문의 ☎2282-5401)

한성백제박물관 역시 ‘정월대보름 박물관 나들이’를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열어 정월대보름을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박물관 로비 및 강당에서 국악 공연과 연만들기, 윷놀이, 투호 던지기 체험을 진행한다. (문의 ☎2152-5830)

석촌호수 인근 서울놀이마당에서 오는 14일 오후 6시 ‘2014 대보름 달 마중’행사가 개최된다. (문의 ☎2147-2800)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는 풍성한 전통풍속행사와 다양한 볼거리로 준비된 ‘정월대보름 민속축제’가 오는 15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2620-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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