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작가가 자신의 작품인 ‘목지화 세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반 상점들로 가득한 을지로동 인근에 목지화와 목지공예품으로 가득한 이색 갤러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24일 개관한 베니아트홀로 30년 동안 목지를 만져온 목지공예 명인인 박주용 작가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베니아트홀을 개관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박 작가는 “목지공예 인생 30년 중 약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 2011년 복합예술공간 에무에서 첫 전시회를 가진 후부터 활발히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작업해온 중구에 베니아트홀을 개관함으로써 이곳을 찾아오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오랜 시간 한 길을 꾸준히 가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목지화·목지공예는 다양한 원목을 얇게 깎아 만든 목지를 공예품과 그림에 물감처럼 입혀 작업하는 것으로, 박 작가가 개발한 예술장르이다.
베니아트홀에는 그의 예술혼과 지난 창작세월을 짐작할 수 있는 목지공예품 50여점이 전시돼 있다. 휴대폰·명함 케이스, 지갑, 가방, 모자 등의 생활용품부터, 성당 미사 도구와 제단 등에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느낌의 목지무늬를 입혀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산천초목이 다 나타나 있는 ‘목지화 세상’은 그가 명인으로 인정받은 후에 작업한 작품 중 하나이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평화화랑에서 가졌던 두 번째 전시회에서도 작품 ‘목지화 세상’ 앞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할 만큼 그가 아끼는 작품이기도 하다.
박 작가는 “목지화와 목지공예로 뿌리를 내렸으므로 이제는 지역사회에 나무꽃 타워라는 기둥을 세우고 싶다”며 “명동성당 일대나 을지로동 주변에 나무꽃 타워를 만들고 싶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중구에 있는 나무꽃 타워를 보러 모이는 순간부터 중구는 패션뿐만 아니라 예술 관광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세례명인 플로렌시오처럼 주님의 나무꽃을 피우는 삶을 살아온 박 작가는 “앞으로 무명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예술과 사회가 소통할 수 있는 베니아트홀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베니아트홀은 을지로4가역 9번 출구 방면 선일금고 2층에 위치해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1층에는 박주용 작가가 대표로 있는 특수 배접무늬목 전문가공업체인 아이또바 매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