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서세원 서울남대문경찰서 경무과 경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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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4.10.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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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생명과 안전 위해 ‘방검복’ 지급 늘려야

지난 10월 중순 두 개의 언론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무척 심란했다. 하나는 ‘경찰 방검복’ 열 중 아홉은 기한을 초과했으며 그나마도 지급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기사였고, 나머지 하나는 2008년 1월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우리나라에 자금을 요청한 지 단 일주일 만에 한국투자공사가 2조원을 투자했다가 1조원대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봤다는 보도였다.

그리고 나는 생각해 봤다.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호신용 방검복 2만4,076개 가운데 88%가량인 2만1,150개가 내구연한 5년을 넘긴 낡은 조끼이며, 그나마도 전체 외근 경찰관 5만555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 수준에 불과한 것과 또 2009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범인 검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가 피습당한 경찰관의 수가 3,000명이 넘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먼저 왜 경찰 방검복 열 중 아홉은 기한이 초과하고, 그나마 지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니, 그것은 바로 국가 예산이 충분했다면 그럴 일이 없었을 것인데 예산이 부족해서 그렇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예산은 국민의 돈이 낭비되고 손해 보고 허비되는 것만 막아도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나랏돈이 낭비되고 손해 보고 허비되는 것을 확실히 막을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나랏돈을 낭비하고 손해 보고 허비한 책임이 있는 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론보도와 같이 2008년 한국투자공사의 천문학적인 투자실패에도 불구하고 당시 투자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징계를 받기는커녕 대부분 영전을 한다면, 그 누가 국민의 돈을 아끼고 제대로 쓸려고 하겠으며 또 어느 누가 나랏돈이 허비되고 손해 보는 것을 막으려고 하겠는가?

그렇게 보면 경찰 방검복 문제는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나랏돈을 제대로 쓰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 돈이라는 것은 우선순위에 따라 써야 할 곳에 먼저 사용해야 낭비되고 손해 보는 나랏돈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돈을 사용해야 하는 최우선 순위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라 생각한다. 경찰에 있어 방검복은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이 걸린 문제이다. 더는 방검복이 없어서 또는 내구연한을 넘긴 방검복으로 인해 범인의 칼날에 다치고 죽는 경찰관이 단 한 명이라도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년 경찰의 날 축사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책임이라면, 경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라고 한 대통령의 말씀이 깊이깊이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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