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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福)받을 텐데
손 많이 가고 돈 많이 들고
신경 많이 쓰이는 것은
부모나 갓 난 제 새끼나
똑같은 것 같은데
제 새끼 똥을 싸도 귀엽고 예쁘고
부모가 똥을 싸면 더럽고 냄새나고
귀찮키만 한 것이 인지상정일까
젊은것들은 노부모 떠받들기 싫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노인충(蟲=벌레)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니 기가 막히네
키워주고 가르쳐준 보람 없이
보태주는 것 없으면서
대접 받으려 하고 있다고
공경은커녕 밥값도 못하는
밥벌레 취급 한다네 우리의
경험과 지혜는 용도 폐기해
버리면서 남은 시간 그리 많지
않은 것을 잘 알 텐데 세상 좋은 것만
누리기에도 아쉬운 세대인데
나이 많은 것이 무슨 큰 죄라고
어쩌다가 애완견 취급도 못 받는
신세가 되었나 보네 우리 늙은이도
처음부터 노인은 아니었는데
조금만 배려해주면 안될까
복 받을 텐데
(을미년 막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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