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나무 심는 기부천사 남월진씨
사랑으로 나무 심는 기부천사 남월진씨
  • 편집부
  • 승인 2016.07.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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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여중에 3천만 원 상당 수목 기부

"장미가 다 져버렸네... 학교담장을 따라 철쭉, 반송나무, 사과나무가 둘러 있어요. 이건 울산에서 왔고, 저건 바로 옆 서소문공원에서 왔고..."
중구 정동에 위치한 창덕여중 입구에 들어선 남월진(68세)씨의 눈길과 손길이 바빠진다. 아름다운 수목들 때문이다.
1945년에 문을 연 창덕여중은 학생 수 230여명의 작은 학교이지만 교정이 나무와 꽃들로 둘러싸여 도심 속 학교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고즈넉하다. 산책로와 정원을 초록으로 수놓은 수목들을 남씨가 기부했다.
남씨가 창덕여중에 나무를 기부한 것은 2012년 큰손녀가 입학하고 부터이다.
손녀의 입학식 날, 평소 친분이 있던 이 학교 김성수 교장과 차 한 잔을 마시던 남씨는 학생들의 놀이 공간 조성을 위해 비어 있던 운동장 옆 언덕에 나무를 심자고 제안했다.
그리고는 바로 고향인 경남 울산에 있는 조경농장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 심을 나무를 주문했다. 얼마 후 창덕여중에는 철쭉 3천100주, 반송·사과나무 150주, 잔디 등 3천여만 원 상당의 수목들이 심어졌다.
"갓 싹을 피운 것처럼 수목들이 학생들과 함께 클 것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어요."
어느새 창덕여중 조경 조성은 그의 몫이 됐고, 남씨는 자기 집 정원을 조성하는 것처럼 바쁘고 세심하게 움직였다.
학교 인근의 시교육청이나 시청, 농협중앙회 등에 부탁해 나무를 구했고, 폐쇄된 근린공원의 나무도 확보해 이식했다. 이런 노력으로 학교 정원은 푸름을 더했다.
"손녀가 다니는 학교인데, 손녀와 친구들이 마음 편하게 학교 다니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할아버지의 마음이죠."
손녀와 친구들이 초록의 공간에서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는 것이 남씨의 기쁨이다.
최근에는 주변 공사장에서 버려진 벽돌을 재활용해 산책로도 만들었다. 쉬는 시간에 정원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음향시설과 운동 기구도 설치했고, 방치돼 있던 분수 정원에는 물고기를 풀어놨다.
"음악 듣고 물고기도 보며 학생들이 밝은 정서를 가질 수 있도록 보탬이 되었으면 해요."
남씨의 이런 노력 덕분에 창덕여중은 2012년 서울시 최우수 조경학교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방 학교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소공경로당회장직과 바르게살기 중구협의회 고문을 역임하고 있는 그의 바람은 지역 발전과 창덕여중 학생들의 행복이다.
"큰 손녀가 창덕여중을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손녀가 창덕여중을 들어갈 때쯤이면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고 반송나무의 키가 더 크겠지요. 학교를 잘 가꾸면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희망도 커질 거라고 믿습니다."
김도연 기자

사진설명> 남월진씨가 창덕여중에 심어진 나무를 흐뭇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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