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구청장 최창식)가 커피를 만들 때 나오는 ‘커피박’의 재활용에 발 벗고 나섰다.
커피박(coffee waste)이란 커피콩을 열탕해 원액을 추출한 뒤 남는 부산물을 일컫는다.
중구는 관내 980여개의 커피전문점에서 하루 3톤, 연간 1075톤의 커피박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종량제 봉투에 그대로 배출돼 생활폐기물로 소각 처리되는 실정이다.
구는 이렇게 버려지는 커피박을 퇴비로 재활용해 생활폐기물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율을 높인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일부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커피박만 수거하는 작업을 시범 실시한다.
중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참여 매장이 아직 적지만 시범 운영을 하면서 필요성을 공감토록 해 매장을 늘려갈 것”이라며 “연간으로 따지면 만만치 않은 종량제 봉투 구입비를 줄일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커피박 재활용 사업 추진으로 매장에서는 투명한 비닐봉투에 커피박만 담아 내놓으면 된다. 구는 주 3회 수거를 원칙으로 정하고 커피박 수거 전용 차량을 운용한다. 수거작업으로 모은 커피박은 서소문 재활용처리장에서 다시 마대로 옮겨 보관한다.
중구는 충남 청양군에 있는 칠갑산알밤영농조합법인과 협약을 맺고 앞으로 3년 동안 커피박을 공급해주기로 했다.
운반된 커피박은 지방 농가에서 축분과 섞어 퇴비로 사용되는데 퇴비품질도 좋아지고 축분 악취까지 잡아준다.
구는 이달 시범 운영을 통해 커피전문점 위치에 따른 효율적인 수거 노선을 확정한다. 아울러 수거일, 수거횟수 등 보완하고 매장 반응을 반영해 다음 달 중구 전 지역에서 커피박 재활용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구는 봉제업체 1200여 곳에서 나오는 봉제원단 조각에도 손을 댄다. 이 역시 하루 15톤 중 10톤이 별도 처리 없이 종량제 봉투를 통해 수도권 매립지로 보내져 구 부담을 늘리는 주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부터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봉제원단 조각을 모아 열에너지 고형원료로 되살린다. 조각에서 좋은 실을 뽑아 작업용 장갑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한다.
중구는 하루 300kg 이상 폐기물을 쏟아내는 다량사업장에 대해 ‘생활폐기물 배출 실명제’도 준비 중이다.
구청과 산하기관, 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어린이집, 경로당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생활폐기물 배출에 책임감을 부여하고 자체 감량노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중구는 커피박 등의 재활용으로 5억3천만원의 처분부담금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구가 적극적인 생활폐기물 감량에 나서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편, 중구는 감량에 사활을 걸고 2014년(6만8392톤) 대비 하루 22톤씩 연간 생활쓰레기 배출량을 12% 줄인다는 목표를 잡았다.
유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