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치분권 시대에 거는 기대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필수요건"
새로운 자치분권 시대에 거는 기대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필수요건"
  • 인터넷편집부
  • 승인 2022.02.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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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신문 창간 29주년 특집.
한상우 교수(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장 겸 지방자치연구소장)에게 듣는다
한상우(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장 겸 지방자치연구소장)
한상우(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장 겸 지방자치연구소장)

중구신문 창간 29주년을 맞이하여 본지는 한상우 교수(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장 겸 지방자치연구소장)에게 제20대 대선 이후의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예측과 앞으로의 우리나라 지방자치 발전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이후 구성될 새 정부하에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선후보 모두가 지방자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자치분권의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계 각국은 꾸준한 분권과 지방자치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퍽 다행스런 일이다. 물론 이러한 공약들이 잘 실현되어 얼마나 진일보한 자치분권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말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자치분권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 하는 것도 또한 우리 국민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1948년 제헌헌법에 지방자치의 완전한 실시를 규정해 놓고도 30년간 이의 실시를 유보해 왔으며 1991년 부활된 이후 다시 30여년 동안지방자치를 시행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까지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만족할 만한 지방자치를 완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통한 국가발전과 주민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정치행정제도이다. 지방자치는 민주국가의 필수불가결한 제도이며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내용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지방자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지방자치는 정치권력을 분산시켜 민주주의를 수호한다. 정치권력은 정부를 통치하는데 필요한 권위이다. 데이비드 이스톤(D. Easton)이라는 정치학자가 말한 것처럼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이며 법과 예산, 그리고 정책을 통해서 이를 실현한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은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 점점 커져서 절대권력이 되고 절대적인 권력은 부패하고 급기야는 몰락하게 된다. 이는 동서고금을 통해 역사적으로 실증되었다. 금세기만 하더라도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필리핀의 마르코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등의 장기 집권체제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처럼 선악의 양날을 가진 칼과 같은 국가권력을 입법권-행정권-사법권으로 나누고 서로 견제와 균형을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방법이 바로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수평적인 3권분립이다. 여기에 더하여 국가의 통치권한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에 수직적으로 나누는 것이 바로 지방분권이다. 이러한 지방분권을 전제로 지방정부를 지방에서의 자치행정의 주체로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인정해주는 정치행정제도가 바로 지방자치제도인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권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 지방자치는 국가 행정사무의 분업으로 행정효율성을 향상시킨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급속한 전자통신, 산업기술 발전에 기반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갈 글로벌 경쟁체제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빠르고 효율적인 정부라야 국가 경쟁력을 선도해나갈 수 있다. 국방, 외교, 화폐, 금융등 국가경제, 전국적 범위의 사회간접자본, 산업, 에너지, 기술, 과학 등의 사무는 중앙정부가 맡아서 전문적으로 잘 처리해야 하는 국가사무이다. 한편으로 지역에서의 주택, 도로, 교통, 환경, 교육, 복지, 생활안전 등의 사무는 지방정부가 맡아서 지역실정에 맞게 주민의사에 따라 잘 처리되어야 할 자치사무이다. 이러한 중앙과 지방간에 행정적 분업이 잘 이루어져야 국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 있는 정부가 될 수 있다.

지방자치 실천의 3주체는 중앙정부-지방정부-시민이다. 중앙정부-지방정부의 관계에서 지방자치권을 잘 보장해주는 제도가 단체자치이고 정부-시민간의 관계에서 분권과 자치권이 확보되어 주민들이 실제로 실천해가는 자치가 주민자치이다. 지방자치=단체자치+주민자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게 필요한 만큼 충분한 권한과 재원을 확보해주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세 번째 지방자치는 국민의 정치행정 참여를 확대시킨다. 우선 정치적인 참여는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지방선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전쟁중인 1952년에 실시되었다. 4년마다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그 이후 1956년과 1960년에 치뤄졌으나 1961년 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해산되고 지방자치는 중단되었다. 19876월 항쟁 직후에 발표된 6·29 선언에서 지방자치 실시가 천명되었으나 4년후인 1991년 지방의회의원 선거가 실시됨으로써 30년만에 지방자치가 부활되었다. 지방자치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요 첫 단추는 지방정부의 양축인 지방의회와 단체장을 주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것이다. 1995년 비로소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7회의 지방선거를 통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올해 69일에는 18세 이상의 국민 약 4,400만명의 유권자로부터의 직접선거를 통해 전국에서 단체장 243(광역 17, 기초 226), 지방의회의원 3,750(광역 824, 기초2,926)이 선출되게 된다. 민주국가에서의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들의 정치적 대리인을 선임하는 가장 중요한 참정행위이다. 단체장이 직선됨으로써 지방행정은 훨씬 더 고객지향형의 친절, 투명, 신속한 행정이 되었다. 이 밖에도 주민은 지방자치법의 규정에 따른 주민소환, 주민투표, 감사청구, 주민소송, 청원제도와 민원, 진정, 건의, 주민참여예산, 주민자치회, 위원회참여 등을 통해 주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의 정책의 결정 및 집행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지방자치과정에서 주민들이 단체장과 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확실한 민주통제방식인 셈이다.

네 번째,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이다. 민주시민을 교육시켜 시민역량을 키우고 정치지도자를 훈련시켜 경험을 통해 유능해진 정치지도자를 양성한다. 성숙한 민주시민의 참여와 세련된 정치행위 없이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지역주민들 스스로가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고 시민의식 또는 지역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의견도 개진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지역발전가치를 창조해나가는 노력과 구체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이론과 제도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정치의 기본 수단이 대화와 협상일진대 대화와 협상 능력이 이론을 배우고 제도를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한다고 해서 실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정치행태와 실천능력은 현장의 체험을 통해서 비로소 익히고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시장과 대통령을 고시와 같은 시험으로 뽑을 수 없는 이유이다.

유능한 정치지도자는 현장에서의 경험과 경륜을 통해 실력을 쌓고 선거를 통한 검증을 통해 훌륭한 지역의 지도자, 나아가서 국가의 지도자로 거듭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의 유명한 대통령, 영국 독일의 수상들이 아무런 정치와 행정적 경륜없이 하루 아침에 국민적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의 현행 체제로 예를 들자면, 동단위에서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희생과 봉사를 체험하고, 그러한 지역인사가 구의회 의원이 되어 주민대표의 역할과 지역살림을 배우고, 구청장이 되어 행정과 정책을 익히고, 다시 시도의 대표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 이런 과정속에서 유능한 민주지도자가 길러지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인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와 같은 경제선진국은 일찍이 성숙한 민주정치제도를 확고히 구축하였으며 그러한 민주정치의 기반위에서 훌륭한 경제 재정 사회 문화 교육 복지 등 국가제도를 발전시켜 올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 국가들의 민주주의의 성장의 기초에는 바로 튼튼한 지방자치가 자리잡고 있으며 지방자치를 통해 이러한 민주정치의 저력을 키워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꼭 유념해야 한다.

요컨대, 정치의 민주화가 선행되어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 민주주의 제도가 확립되어야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이 잘 살 수 있다는 얘기이다. 왜냐하면 민주적인 정치라야만 효율적인 국가제도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리민복의 증진을 위해서는 정치의 민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한 국가의 민주주의의의 정도와 발전속도는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민주주의 역량에 달려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민의 민주정치역량을 키우고 유능한 정치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지방자치가 하루속히 정착되어야 한다.

끝으로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단체자치의 측면에서 한 가지 실정을 살펴 보자. 우리나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하는 일 즉, 처리하는 사무의 비중은 대략 중앙:지방=40: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국민이내는 전체 세금의 80%는 국세이고 나머지 20%는 지방세이다. 국가재원중 국고보조금. 지방교부세를 통하여 약 20%가 지방으로 이전되어 전체 재원규모는 중앙:지방=60:40의 비중을 차지한다. 즉 지방정부는 일은 60%를 하고 재원은 40%를 사용한다는 말이다. 지방정부의 재원의 부족은 지방정부의 재정자주성을 침해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주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의 빈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지방정부의 자주재원의 확보는 지방자치의 선결과제중의 하나이다.

주민자치의 측면에서의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주민자치회는 아직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우리나라 주민자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50명으로 구성하는 주민자치위원을 채우지 못하고 특별한 사무권한과 자주재원이 주어지지 않아 동차원에서의 지역발전과 주민복리증진을 위한 풀뿌리민주주의 자치기구로서의 그 본연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초 지방정부는 226개이다. 전국 지방정부의 평균인구수는 약 22만 명이다. 선진국의 기초 지방정부의 평균 인구수가 3만내지 5만 명의 규모인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현행 기초 지방정부는 사실상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는 어려운 본질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나마 평균인구 2만 내지 3만명에 이르는 각 동이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를 펼쳐볼 수 있는 적정규모이다. 따라서 조속히 주민자치회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주민자치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역개발사업과 주민복지사무의 일부를 위탁하고 특별회계를 통한 고정 수입과 자주적 예산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주고 사무직원배치와 주민자치위원에 대한 회의수당, 여비, 업무소요비용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한상우 원장 주요 이력

1996 한양대학교 대학원 졸업(行政學博士)

1997 美國 템플대학교 연방주의연구소 객원교수

2004 獨逸 포츠담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 객원교수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장

감사원 지방재정감사자문위원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정책포럼위원

서울특별시 주민자치센터 평가위원

행정고시, 입법고시, 서울시공무원시험 위원

지방재정분석실사위원/ 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자문위원

서울시의회인사권독립TF 위원장(2020)

서울시의회조례30선선정위원회 위원(2020)

韓國地方自治學會 상임이사,

韓國行政學會이사,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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