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기 의장 “제출만 하면 처리하는 통과 의회 아냐”
서울시의회(의장 김현기)가 서울교육청 추가경정예산을 심사한 결과 1조2744억원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31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시의회는 교육청이 제출한 기금 전출금 2조7043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2744억원을 삭감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9620억원 중 5000억원이 깎였고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1조7423억원은 7744억원이 줄었다.
교육청은 정부의 추가 교부금(2조4561억원)과 서울시 추가 전입금(1조670억원)을 합친 이전재원 3조5231억원 중 70%가 넘는 2조7043억원을 양대 기금으로 적립하는 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시의회는 이를 부적절하다고 봤다. 그 과정에서 시의회는 지난달 추경안 심사를 잠정 유보했고 시교육청은 신속한 처리를 강조하는 등 양측은 진통을 겪었다.
이에 대해 김현기 시의회 의장은 “시의회가 제출만 하면 처리해주는 통과의회가 아니라 납세자의 뜻에 부합하게 예산을 의결하는 시민의회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추경 일정이 8월 19일부터 9월 2일까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교육청 재정을 발목 잡는다는 듯 주장한 교육청의 행태는 청산돼야 한다”며 “교육청은 이번 의회가 심의·의결한 기초학력 진단평가, 시설환경개선 예산 등을 적기에 집행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 삭감 분 중 80.1%는 향후 세입 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유보금(1조663억원)으로 조정됐다. 노후시설개선(1000억원), 학교 화변기교체(392억원), 수해복구를 위한 예비비(200억원), 노후책걸상교체(99억원), 냉난방기개선(591억원) 등 예산이 증액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업성취도 평가지원사업 예산도 30억원 증액됐다. 반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강조한 전자 칠판 설치비(523억원)는 전액 삭감됐고 꿈꾸는 연구실 구축지원(10억원), 디지털 기반 건강관리교실(25억원) 등은 일부 감액됐다.
유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