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도시철도(지하철) 적자가 노인때문이라니
[특별칼럼] 도시철도(지하철) 적자가 노인때문이라니
  • 인터넷편집부
  • 승인 2023.02.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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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수 대한노인회 중앙회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장
황진수 대한노인회 중앙회 한국노인복지정책연구소장

오늘의 주제는 서울교통공사(1-4호선 서울메트로, 5-8호선 서울도시철도공사가 (2017.5.31 통합)가 적자운영하고 있다는 사회적 사실(social facts)에 근거하여 그 원인을 찾다가 노인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facts)에 착안하여 노인을 지하철 적자의(赤字)공공의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논리로부터 출발한다. 이는 서울 지하철 홍보내용을 보면

1)지하철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노인, 장애인 등이 무임승차하기 때문이다. 2)따라서 중앙정부에서 손실 보전금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사실에 대하여 가치(value)를 부여한다. 가치란 정책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논리의 구성단계이다.

그 다음 단계는 사회문제(social problems)이고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의제(Agenda)가 구성된다. 정책의제가 형성되고 나서 정책결정(Policy making), 정책집행(Policy execution), 정책평가(Policy evaluation)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 적자는 노인무임승차라는 논리의 연역적 구성 개념 설정부터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입장에서 서울시와 교통공사에게 고마운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 적자에 관하여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서울 지하철이 매 3-4분마다 한대씩 운행되고 있는데 노인 몇 사람이 더 탓다고 해서 무거워서 못 가는가, 또는 전기가 엄청나게 더 드는가 오늘도 내일도 지하철은 달리는데 만약 노인이 승차를 하지 않는다면 지하철은 흑자운영이 되는가

둘째, 서울 지하철의 경영상 흑자운영, 적자운영의 핵심적 문제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경영자의 경영철학, 경영의 기술이나 기법의 문제,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시켜 해석해야 한다. 서울교통공사 운영 지하철 수입은 현찰장사다. 현재 수입이 지출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적자라고 하는가, 그것은 역사운영, 시설투자, 기관차 관련 지출 등 투자금, 감가상각 등을 계산하면 적자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가정에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면 적자가계인데 이를 해결하는 길은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서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에는 16,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2022년 기준 7,400만원 정도이다. 이들은 기본급 이외에도 상여수당, 장기근속수당, 초과근무수당, 연차수당, 가족수당 등 14-15종류의 수당이 있고, 그 외에 급식보조비, 야식비, 경로비, 직책수행비 등 11개의 보조비 수당에 있어 실제 소득은 8,000여 만원으로 알고 있다. 상위 직원의 상당부분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야말로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다. 그런 사람들이 노인들에게 1250원이 아까우니 돈 내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발상이다.

서울교통공사 임직원이 고통을 공동 부담하는 차원에서 급료 중 일부를 반납하거나 모금운동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사실이 없다.

전력회사직원은 전기요금을 안 내는가, 버스기사가 다른 버스를 탈 때 버스요금을 안내는가, 우체국 직원은 우편요금을 안내고 우편물을 부치는가

그런데 지하철 공사 임직원은 요금을 안내고 탄다. 심지어 지하철 공사 임직원의 가족까지도 안냈다. 그러다가 2009년부터 바뀌어 지금은 내고 있지만 가족수당 속에 가족의 교통수당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적자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검토해 보자는 것이다. 셋째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말이 있다. 물을 마실 때는 우물을 판 사람의 노고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현재의 지하철을 우리나라 노인들이 만들었다. 땅을 파고, 철길을 깔고, 기관차를 도입했다. 그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오늘의 지하철은 없다. 산업화 시대를 살았던 현재의 노인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가 지하철이다. 다른 표현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은 OECD국가 중 가장 가난하다. 노인의 자살률도 세계 최고다.

그런데 지하철 공사에서 노인 때문에 적자라고 홍보를 해대니까 젊은이들이 돈도 안내는 사람이 ···하면서 노인들에게 행패를 부린다는 뉴스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하철 공사 임직원들은 노인과 젊은이 세대간의 갈등을 부추기면서 과연 무슨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가.

넷째, 호주에 가면 노인들에게 운동을 시키고 수당을 준다. 일주일에 4일 이상 운동을 하면 (週給)으로 30호주달러를 준다.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 정도이다. 그리고 운동하러 올 때 마다 커피와 빵을 준다. 왜 이런 돈을 지급 하는가. 운동을 안 하면 병이 생기고 병이 나면 국가가 의료비를 부담한다. 말하자면 운동을 할 때 주는 수당이 의료비부담보다 적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노인들에게 1250원 하는 지하철표를 끊으라고 하면 가난한 노인들은 돈이 아까워 안 다닌다. 그러면 노인이 병이 나고 그 비용 역시 국가가 부담하게 될 것이다.

노인지하철 무임승차문제는 단순히 공짜 손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복지적 차원, 노인 행복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여기에서 결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다. 노인인구는 늘고 그와 관련된 사회정책 비용은 커지고 있다. 지하철 문제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이제 그 정책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지하철 무임 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린다? 사다리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 갈려고 하는데 사다리를 치워버린다는 것이다. 63-64세 노인이 1-2년 후면 지하철 무임승차를 주는 등 노인으로서의 혜택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다리를 치웠다. 그런데 70세로 올린다면 어떨까. 허탈감과 분노가 일 것이다. 사회복지라는 것은 주는 것은 쉬워도 한 번 준 혜택은 뺏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둘째, 종부세를 내는 노인들, 현금 부자인 노인들에게는 요금을 받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반발이 많을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평생 열심히 일해서 재산을 모으고 세금을 성실하게 냈는데 부자란 이유로지하철 요금을 지불하라 하면 이 또한 불만이 나올 수 있다. 노인에게 주는 기초노령연금도 상위30%는 제외시키고 있는데 이 또한 부자노인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것이 되지 않을까.

셋째, 러시아워인 7-10시 사이에 승차하는 노인들에게는 승차요금을 받는 방안도 있다. 서구에서 하고 있는 제도 중의 하나이다.

서울 지하철이 노인, 장애인과 일반시민의 편의를 제공하고 복지를 실현하고 있는 사실에 늘 감사하고 있다. 좀 더 합리적이고 원활한 운행을 하여 지하철 승객들에게 행복을 주는 지하철이 되기를 희망한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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