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소재권 양은미 허상욱 의원은 14일 오후 의회 본회의장에서 당일 오전 중구의회 길기영 의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윤판오 이정미 송재천 조미정)이 전날 중구청의 규탄 성명에 대한 반박 성명을 낸 것과 관련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회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2024년도 예산을 작년에 이어 또다시 야당 의원 4명이 수정안을 제출하고, 무소속 의원 1명이 동조해 5명이라는 수적 우위를 통해 대폭 삭감했다”며 “이는 우리 중구민을 안중에 없다는 것을 보란 듯이 만천하에 알리는 일이며 협의와 토론, 설득을 기반으로 하는 의회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경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의회의 예산심의와 의결권은 하나의 제도적 장치일 뿐 중구의회 의원에게 주어진 모든 권리는 우리 중구민으로부터 나온다. 주민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 그 권리는 남용일뿐이다. 우리가 이런 권리를 가졌으니 예산을 마음대로 삭감해도 된다는 것은 주민 주권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중구민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들 의원들은 “열악한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구청에서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예산을 삭감해 편성했었고 구청 관계 공무원들이 충분히 의원들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 주민을 위한 예산심의가 아니라 자신들의 감정에 근거해 예산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의원들에게 있어서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이제 미운털을 넘어 생명권마저 위협을 받고 있지 않나 싶다. 갑상선샘암으로 수술과 치료가 필요해 부득이하게 의회 불참을 했을 뿐이고, 공단 본부장 이하 간부들로부터 예산 설명을 충분히 들을 수도 있는데도 이사장 불출석을 사유로 공단 설명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어처구니없는 것은 업무추진비 삭감이다. 12일 새벽 5명이 모여 수정안을 만들면서 예결특위에서 월 3백만 원이나 되는 의장 업무추진비를 포함해 의회 각종 업무추진비를 삭감했음에도 불구, 다시 모두 되살린 수정안을 제출하고 통과시켰다. 구청을 향해서는 긴축재정이라는 이유로 들어 공무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면서 정작 이들은 본인들의 업무추진비는 밤새워 사수하는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들은 또 “예산 삭감 비율이 다른 역대보다 가장 적었다고 자랑하는 것이 구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를 잘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물안 개구리 생각이다”면서 “인근 지자체인 성동구의회는 약 7천2백억 원의 예산 중 17억만 삭감했다. 중구는 1.39%이지만 성동구는 0.25%이다. 성동구는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중구의회 길기영 의장과 야당의원들은 중구민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의원들은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과정은 의원 개개인의 감정이입을 하는 행위가 아니라 주민의 소중한 세금을 얼마나 어떻게 잘 쓰이게 할까 고민하고 고민하는 공적인 영역임을 반드시 명시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하면서 잘못된 이번 예산에 대한 원상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중구민과 함께 맞설 것을 피력했다.
유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