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
영화 속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
  • 김은하기자
  • 승인 200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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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 김 재 원 중구 정신보건센터장
영화 속에서 정신과 환자를 묘사하는 데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는 어린 시절의 외상이나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 등을 병(그 중에서도 정신분열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영화들로는 ‘샤인(Shine)'이나 ‘피셔킹(The Fisher King)' 같은 작품들이 있고,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는 ‘꽃잎'이나 ‘해안선'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정신질환의 발생에는 유전적, 생물학적, 사회심리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특히 정신분열병으로 대표되는 정신병(psychosis)의 경우 직접적인 단일 원인을 지목하기란 쉬운 법이 아닌데, 앞서 언급한 영화들에서는 외상적 기억이나 부모와의 병적 관계 등의 영향으로 병이 생긴 것처럼 설명을 하고 있다.
이렇듯 직선적인 인과론에 의거하여 인간의 현재 행동이나 심리상태를 단정적으로 설명(‘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하여… 이러이러한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었다…')하려는 경향은 우리나라의 공포나 스릴러 영화에서 강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한데, 이러한 영화들로는 ‘피아노맨', ‘리베라 메', ‘텔미썸딩' 같은 작품들이 있다. 참으로 위험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언급했으면 하는 부문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분인데, 실제 정신과 치료에서는 약물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기법들이 활용되고 있는 데에 반해, 영화 속에서는 극히 일부분만 다루어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치료를 ‘최면'이나 ‘전기충격요법'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 전기충격치료의 경우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를 비롯한 많은 영화들에서 안티히어로적인 주인공에 대한 처벌의 수단으로서 이용되어 왔기에 그 이미지는 좋지 않았으며, 그러한 충격적인 장면들에 대한 기억 때문에 환자나 가족들이 치료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도 필자는 몇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최면의 경우는 영화 속에 너무 자주 등장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신과 = 최면치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필자 또한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달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이들 때문에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이 지면을 통하여 다시 한 번 전기충격요법이 실제로 안전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이라는 것과, 최면치료가 영화에서처럼 ‘이도저도 안되면 최면' 하는 식으로 모든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는 마법의 치료 수단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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