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과 마음 씻겨주고, 이발은 서비스랍니다”
“아픈 몸과 마음 씻겨주고, 이발은 서비스랍니다”
  • 김은하기자
  • 승인 2007.10.02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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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보건소 이동목욕 담당 김후봉 김희봉 씨
▲ 이동목욕 업무를 묵묵히 하고 있는 중구보건소 지역보건과 김후봉 김희봉 씨(왼쪽부터).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나 중풍ㆍ치매 환자들의 목욕은 병수발을 하는 가족들에게도 가장 힘들고 벅찬 일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기적으로 목욕을 해주고 말벗도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다.
중구보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사랑의 이동 목욕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보건과 김후봉 김희봉 씨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이동 목욕차를 이용해 관내 홀로 사는 노인들과 중증장애인들의 이동목욕을 해주고 있다.
물론 김후봉 씨와 김희봉 씨는 중구보건소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치구 보건소에서 10여년동안 이동목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경우는 중구보건소가 유일하며 이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이들의 봉사정신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이동목욕업무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쉽지 않은 일로 젊은사람도 한 두달이면 그만두기 일쑤여서 타 자치구 보건소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사업을 중단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올해로 8년째 이동목욕 사업을 맡고 있는 김후봉 씨는 “남의 몸을, 그것도 몸이 불편한 환자를 목욕시켜주는 일이라고 하면 힘들기도 하고 대부분 ‘지저분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주위에서 만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직업에 대한 보람을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희봉 씨는 “하루 종일 물에 손을 담가야 하는 일이어서 손이 많이 붓기도 하고 팔이 저릴 정도로 힘들어 녹초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가곤 한다. 하지만 깨끗하게 목욕한 어르신들의 환한 웃음을 떠올리면 힘이 절로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현재 중구보건소의 이동목욕 수혜자는 총 50여명이며 이들은 하루에 5~6명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이동목욕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김후봉 씨는 군대에서 배운 이발 기술을 활용해 목욕 후 수혜자들의 머리를 직접 손질해주고 면도까지 깨끗하게 서비스해주고 있어 인기가 대단하다.
“솔직히 처음에는 서툰 솜씨로 이발서비스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수혜자들 개개인이 원하는 스타일에 척척 맞출 정도가 됐다”는 김후봉 씨는 “항상 우리 부모님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데 며칠전 깨끗하게 목욕해드린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또한 김희봉 씨는 “이동목욕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분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으나, 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동목욕차량이 방문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해 몸이 아플 때에도 다음날 있을 봉사활동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공무원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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