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로 전락한 고가차도
도심 흉물로 전락한 고가차도
  • 편집부
  • 승인 2009.03.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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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논단 - 중구의회 김기래 부의장

지역민의 시각으로 회현·약수고가 철거 심각하게 고려할 때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전 서울시장으로 부임할 당시에 그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걸작 중 하나다. 고가도로 철거나 공사기간 중의 교통체증을 우려했다면 아마 감히 손도 못 댔을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복원된 청계천을 찾는 서울시민과 관광객들은 아마도 그곳에 예전에 흉물스럽고 칙칙한 고가도로가 있었다라고 하면 쉽게 믿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듯 교통 효용을 중시하는 고가도로 패러다임은 청계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낡은 틀이 도시 공간과 조망,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효율이라는 이름만으로 주민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강요하고 있다면 이는 없어져야 할 규제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고가도로와 주민들의 삶, 그 상관의 문제는 이미 청계고가도로에서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계천 복원 이후 이 일대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의 수치가 대폭 감소했다는 서울시의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서도 이미 그 해답은 나와 있다. 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차량 통행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고가도로에 눌려서 사용하지 못했던 칙칙하고 어둡기만 하던 공간이 활기차고 밝은 공간으로 되살아 난 셈이다. 이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광희고가도로 철거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고가차도는 단순히 미관만을 문제 삼아도 철거가 필요하지만 주변 생활환경 자체가 나빠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도심지 고가도로의 하부지역은 슬럼화 되고 있는 경향만으로도 이것이 얼마나 큰 사회적 손실인지를 짐작하게 해 준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대도시의 도심지에서는 고가도로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이 또한 그냥 단순히 간과할 만한 사항은 아닐 것이다. 세계적인 도심지라면 더욱이 우리가 고가도로를 고집해야 하는 교통체증이나 부수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있을 텐데도 이들이 고가도로를 만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볼 만하다.
일례로 중구 광희동에 위치했던 광희고가차도의 경우도 고가 철거 후에는 교통대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현재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 각종 차량들은 오히려 고가차도를 이용할 때보다도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의 교통장애도 해소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서울의 중심인 중구에는 현재 고가차도가 2개 있다.
서울역을 지나 관광특구인 남대문시장과 명동을 이어주는 회현고가와 장충동과 강남권을 연결해 주는 약수고가다. 하지만 이들은 고가차도로서의 제 기능을 상실한 지역의 흉물로 간주되고 있으며 철거를 희망하는 주민의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회현고가의 경우는 더하다.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명소이자 쇼핑 공간인 남대문시장과 명동 한 가운데 위치해 흉물스러울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상권 퇴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며 지역에서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로 취급당하고 있다.
각 자치구마다 저마다의 이익을 위해 고가도로 철거를 희망하고 있지만 중구의 경우는 남다르다.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울역 주변 대규모 컨벤션센터 건립이나 남산 르네상스 사업에도 회현고가는 전면적으로 배치된다 할 수 있다.
특히 서울시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남산 르네상스 플랜을 발표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센트럴 파크가 뉴욕의 자부심이듯이 남산이 우리 서울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나, 수도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남산 등과 같이 거대 도심 한복판에 이처럼 녹색 섬을 지닌 나라는 많지 않다. 이는 천혜의 자연자원이자 관광자원이며 큰 축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의 포부대로 남산을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멋스러운 자연공원으로 꾸미기 위해서는 그 초입을 가로막고 있는 애물단지인 회현고가 철거와 함께 시작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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