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최강선 서울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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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4.04.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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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와 정부 사고 관리 능력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로 꽃과 같은 생명들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월호의 침몰사건으로 온 국민이 탑승객의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구조대가 진도 앞바다로 출동해서 기울어진 배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일부 승객들만 안전하게 대피시켰으나 배 안에 갇힌 승객들의 구조에는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기상여건 또한 나빠서 풍랑과 조류에 구조 활동을 하는데 지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배는 점점 가라 앉아 이제는 물속에 잠겨 버린 상태이고, 공기주입은 일단 성공했으나 구조대원들의 선실까지 접근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종자들이 주검으로 변해서 인양되는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또한 금할 수 없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배 안에 갇혀 있는 실종자들의 숫자를 보면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건은 한두 사람의 실수가 아니라 총체적으로 잘못된 운항이었음이 조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선박을 개조해서 승선인원을 늘리려 했던 해운사의 욕심과, 선박의 개조에 대해서 눈을 감아줬던 허가부서가 있었을 것이고, 안개를 뚫고 운항을 하기로 결정했던 해운사의 무책임한 위험 불감증과 항해를 지휘하고 운항을 책임져야 할 선장의 책임방기도 있었다.

사고 직후에 최초신고를 탑승자의 휴대전화로 알린 일도 어처구니 없는 선장의 대응이었다. 선원에 대한 교육도 형식적이었고, 비상대피 훈련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해운사의 선원에 대한 관리는 제로에 가까웠다고 밖에 안 보여진다. 더불어 사고 직후 과정에서 대처를 못한 선원들에게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배와 함께 마지막을 해야 할 선장이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한 일은 국민들의 공분을 더욱 사고 있다.

사고 직후 관계 당국의 오락가락하는 대처도 유족들은 물론 국민들에게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초기대응이 어떠했느냐에 따라서 그 피해상황 또한 확연히 차이를 보이고 있었는데,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법 정도는 충분한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으리라 믿는 국민들로서는 이런 정부를 보는 시각이 불안하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일들 모두가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거듭 확인시켜주는 상황들이어서 이번 사고를 보는 심정이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토마스 홉스나 존 로크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재산과 생명 보호를 위해 국가가 등장했고 권력기관들이 생겨났다고 하였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진정한 국가는 무엇이고, 공무원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국가기관, 가장 고차원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보여야 할 재난 대처 과정에서 미숙함을 드러낸 정부와 관계 공무원들에게 국민들은 실망과 노여움을 표출하고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과거에 잇달아 발생했던 대형사고를 겪고도 우리 정부의 사후대책이 그다지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크다. 툭하면 천재냐, 인재냐를 따지지만 이번처럼 명백한 인재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안전한 대한민국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유가족 여러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달하면서 더는 인재로 인해 애꿎은 생명들이 쓰러져 가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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